의학·과학 건강

"갑자기 바뀐 배변습관, ‘대장암’ 위험신호일수도" [Weekend 헬스]

홍석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12 04:00

수정 2021.03.12 15:00

특별한 증상 없고 복통 등 일반질환과 비슷
초기 증상만으론 암 예견하기 어려워…
가족력 있다면 주기적인 내시경검사 필요
돌출된 용종 제거로 대장암 예방 가능
조기대장암 내시경 치료 후엔 조직검사
대장벽 암세포 제거·침윤정도 확인해야
국내에서 대장암은 위암과 더불어 흔한 암종으로 꼽힌다. 발병률을 놓고보면 아시아에서 1위, 전 세계로 범위를 넓혀도 2위로 매우 높다. 국내 암종 중 사망원인 순위를 꼽아도 폐암, 간암에 이어 암 사망원인 3위에 이를 만큼 가벼이 보기 어렵다. 그래도 다행인 건 국내 의료진의 노력 덕에 생존율만 비교하면 전 세계 1위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대장암 5년 상대생존율은 74.3%이다.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대장암센터는 다학제 접근을 통해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평을 받는다.
파이낸셜뉴스는 대장암 극복을 위해 진료실과 연구실을 오가며 환자 곁을 지키는 삼성서울병원 대장암 명의 3명을 만나, 대장암 치료에 대한 이야기를 3주에 걸쳐 소개한다.

김은란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김은란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대장암은 특별한 증상이 없다. 복통이나 복부팽만감, 혈변 같은 증상이 나타나긴 하지만 다른 일반적인 질환과도 유사해 환자들이 초기 증상만으로 대장암을 예견하긴 어렵다. 증상이 심해져 더 이상 참기 힘들 정도가 되어 병원을 찾았을 땐 이미 상당히 진행된 터라 험난한 고비를 넘겨야 한다. 김은란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사진)는 "대장내시경을 통해 암의 뿌리가 되는 용종을 제거하는 게 대장암을 예방하는 첫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대장용종(폴립)과 대장선종은 어떻게 다른가.

대장내시경검사상 대장상피에서 기원한 것으로 보이는 돌출된 병변을 대장용종(폴립)이라고 한다. 용종은 대장상피로부터 돌출돼 나왔다는 의미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대장용종을 조직검사해 현미경으로 들여다 보았을 때 어떤 종류의 용종이었는지다. 현미경상 대장용종은 선종, 과형성종, 염증성 용종 등 다양한 종류로 구분된다. 이들 중 선종은 전암성 병변으로 선종-암화 과정을 통해 암으로 진행되므로 내시경을 통한 제거가 필요하다. 대장용종(폴립)의 약 80% 정도가 대장선종으로 진단되기 때문에 대장용종과 대장선종을 혼동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과형성종의 경우에는 크기가 큰 경우 암으로의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내시경을 통한 제거가 필요하다.

―증상 없는 대장암 특히 유의해야 할 사람과 증상은.

대장암의 가족력이 있거나 이전에 대장선종을 절제했던 기왕력이 있는 경우라면 주기적으로 대장내시경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가족의 발병 나이 보다 한 10년 정도 이른 나이부터 적극적인 관리를 시작하는 걸 추천한다. 또한 갑작스럽게 배변습관에 변화가 생기고, 체중이 감소하거나 복통이나 혈변 등의 증상이 생긴다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의사와 상담하고 대장내시경검사를 받아야 한다.

―내시경치료 전 준비할 사항은.

내시경치료 전 준비사항은 대장내시경검사를 위한 준비와 동일하다. 우선, 장이 깨끗하게 비워져야 내시경 삽입이 용이하고 병변을 잘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항혈소판제 또는 항응고제 같은 약을 복용중이라면 약을 처방해준 의사와 상담해 약의 중단과 재복용시기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항혈소판제 또는 항응고제를 복용하고 있는 경우에는 출혈성향이 높기 때문에 내시경치료 후 다량의 출혈이 발생해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조기 대장암의 내시경치료 방법은.

전암성 병변인 대장선종과 조기 대장암의 내시경치료 기법은 크게 올가미 절제술과 내시경점막하박리술로 나눌 수 있다. 올가미 절제술은 올가미 형태의 기구를 내시경을 통해 대장 내로 삽입한 후 병변을 포획하여 절제하는 방법으로 병변이 큰 경우 점막하층에 용액을 주입한 후 병변을 포획하게 된다. 그러나 병변의 크기가 커서 올가미로 한번에 포획하는 것이 어렵고 무리한 포획으로 대장 천공 등의 합병증 발생의 위험이 증가할 것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완전하고 안전한 박리를 위해 내시경점막하박리술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

내시경점막하박리술은 점막하층에 용액을 주입해 병변을 부풀린 후, 내시경용 절개도를 이용해 점막하층을 근육층으로부터 박리해 나가는 방법이다. 절개도에는 전기를 이용한 열이 전달되고 절개도로 통전된 전기열로 점막하 조직을 조금씩 절제해 나가는 방식이라 병변이 큰 경우에도 완전 절제가 가능하며, 일반적으로 병변의 크기가 2㎝보다 큰 경우에는 내시경점막하박리술을 시행하는 것이 추천된다.

―조기대장암의 내시경 치료 후 추가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암세포의 대장벽 침윤 정도는 림프절전이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그러므로 조기대장암의 내시경 치료 후에는 반드시 조직검사를 시행하게 되며, 조직검사상 모든 암세포가 대장벽으로부터 제거됐는지 그리고 암세포의 침윤정도가 얼마나 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암세포의 침윤정도가 점막하층 1000μm보다 깊은 경우(대장암이 긴목을 가지고 있는 경우는 3000μm)는 림프절 전이가 동반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대장벽의 암세포가 모두 제거됐다고 하더라도 다시 수술적으로 대장절제와 함께 림프절 절제를 시행해야 한다.


―내시경치료 후 주의할 점은.

내시경치료 후에는 일반적으로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다만, 내시경치료로 인한 대장천공이나 내시경절제 시 대장벽에 가해진 전기열로 인한 복통이나 발열이 발생한 경우에는 이에 대한 치료를 위해 항생제 치료와 함께 금식이 필요하다.
내시경치료 후에는 대장벽에 상처가 남아 있기 때문에 시술 후 당분간 무리한 육체활동이나 음주 등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내시경 치료의 경우 일반적으로 특별한 증상이 없어 입원기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퇴원 후 복통과 발열이 생기거나 혈변이 관찰된다면 바로 병원으로 내원해야 한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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