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의료계에도 불어온 ‘3D 프린팅 기술’ 바람 [주목해야 할 신의료 기술]

홍석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11 20:16

수정 2021.03.11 20:16

치아·장기 똑같이… 맞춤 보형물 제작 가능
3D 프린터로 만들어진 보철물
3D 프린터로 만들어진 보철물
코로나19 대유행이 지속되면서 의료계와 산업계는 언택트(비대면)를 강조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의료계에서는 환자와 의료인을 보호하기 위해 비대면 진료를 비롯해 인공지증(AI), 3차원(3D)기술 등을 도입한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따라 스마트 기술 도입이 활발한 가운데 상상하는 모든 것을 구현해내는 3D프린팅 기술의 의료계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3D 프린팅을 한 문장으로 설명하면 '특수한 소재를 얇게 쌓아올려 3차원 물체를 복제하는 기술'이다.

3D 프린팅 작업은 크게 세 단계를 통해 이뤄진다. 사물을 3차원 그래픽으로 만드는 '모델링', 그래픽을 3차원 형상으로 출력하는 '프린팅', 제작된 물체를 사용 가능하게 처리하는 '후(後)처리'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물질은 색을 입히거나 매끄럽게 만드는 등의 후처리 과정을 거쳐 완성된다.

의료계 역시 3D 프린팅 기술을 접목시키면서, 단순히 몸을 고정시키는 물건을 만들 뿐 아니라 각종 장기까지 만드는 시대를 앞두고 있다. 전통적인 제조 방식과 달리 인력, 시간, 비용 등 자원을 적게 투입하면서 맞춤형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3D 프린팅 기술은 의료 분야에서 보청기나 틀니, 의족 등 개인 맞춤형 의료 보형물을 제작하는 데 주로 쓰인다. 기존에는 정형화된 크기에 맞춰 보형물이 제작됐는데, 이 경우 환자의 신체 크기나 상황에 따라 크기가 맞지 않아 불편감을 겪는 경우가 있었다. 반면 3D 프린팅을 이용해 보형물을 만들 경우 환자 맞춤형 보형물 제작이 가능하다.

이러한 3D기술을 치과분야에 활용한다면 환자에게 편리한 '맞춤진료'가 가능하다. 과거 치아 보철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치위생사가 인상재(치아모형을 뜨기 위한 치과재료)를 이용해 환자 치아의 본을 뜨고 본 뜬 모형을 기공소로 보내 석고를 이용해 1차 보형물을 만든다. 이후 석고 모형을 이용해 레진, 아말감, 골드, 메탈 등 다양한 재료로 환자에게 사용할 보철물을 완성한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치과로 보내진 보철물은 여러 단계를 거치는 동안 오차가 발생 했기 때문에 이를 환자에게 삽입하기 위해 치과의사가 현장에서 보철물을 조정 하는 작업을 거치게 된다. 하지만 3D 스캐너와 3D 프린터를 이용하게 되면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아도 환자에게 곧바로 시술이 가능한 보철물을 만들 수 있다. 이는 치과 종사자의 시간과 비용, 수고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환자에게도 치과 치료에 따르는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러한 '스마트 의료' 확산에 동참하고 있는 대표적인 곳이 치아 보철 제작에 3D 스캐너와 3D 프린터를 도입한 유디치과협회다.
유디치과는 네트워크 병원의 장점을 살려 기존의 협력관계에 있는 치과기공소에 물량 공급을 담보해 밀링머신·프린터 설치를 이끌었다. 임상 연구에 드는 비용을 협회가 지원하고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각 병의원에서 얻은 환자 데이터를 모아 3D스캐너의 오차를 줄였다.
진세식 유디강남치과의원 대표원장은 "3D기술을 활용하면 다양한 치아 보철을 빠르고 정확하게 만들 수 있어 환자에게 돌아가는 이익이 크다"며 "현재 120여개 유디치과병의원 중 45곳에서 3D기술을 시행하고 있지만, 임상 데이터가 완벽히 구축되면 3D스캐너를 활용한 '디지털 진료'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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