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濠 최악 여성 연쇄살인마'는 누명?…새 의학적 증거, 무죄 시사

뉴시스

입력 2021.03.12 11:24

수정 2021.03.12 11:24

자녀 4명 살해 혐의 18년째 복역중인 53세의 케이틀린 폴빅 '(살인자인)아버지의 딸' 일기 내용으로 아이들 살해 의심 정황 증거만으로 의학적 증거 무시…잘못된 재판 초래
[서울=뉴시스]4명의 어린 자녀들을 살해했다는 죄로 '호주 최악의 여성 연쇄 살인마'라는 낙인 속에 18년째 수감 생활을 하고 있는 케이틀린 폴빅(53). 새로운 의학적 증거에 따라 그녀에 대한 유죄 판결이 잘못이라는 사실이 확실해지며 그녀의 억울한 누명이 벗겨질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사진 출처 : 英 가디언> 2021.3.12
[서울=뉴시스]4명의 어린 자녀들을 살해했다는 죄로 '호주 최악의 여성 연쇄 살인마'라는 낙인 속에 18년째 수감 생활을 하고 있는 케이틀린 폴빅(53). 새로운 의학적 증거에 따라 그녀에 대한 유죄 판결이 잘못이라는 사실이 확실해지며 그녀의 억울한 누명이 벗겨질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사진 출처 : 英 가디언> 2021.3.12
[서울=뉴시스]유세진 기자 = 자신의 어린 4자녀를 죽였다는 죄목으로 '호주 최악의 여성 연쇄살인범'이란 낙인 속에 18년째 수감 생활을 하고 있는 케이틀린 폴빅이라는 53살의 호주 여성이 실제로는 어떤 아이도 살해하지 않았으며 아이들의 죽음은 유전적 결함에 따른 자연적 원인에 따른 것이라는 사실이 새로운 의학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11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외신은 지난주 90명의 유명 의사들이 그녀의 석방과 재판의 오류를 인정할 것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고 전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의 폴빅은 지난 1989년부터 1999년까지 10년 사이 4명의 어린 자녀를 살해했다는 혐의가 인정돼 2003년 징역 4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그러나 그녀는 4아이의 죽음 모두 영아돌연사망증후군으로 인한 것이라며 무죄를 주장했었고 여전히 자신의 무죄가 입증될 것이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녀는 케일럽과 패트릭, 새라, 로라라는 4명의 아이를 낳았는데 이들은 모두 생후 19일부터 생후 18개월이라는 짧은 삶만 산 채 숨졌다.

처음에는 그저 단순한 비극으로 간주됐었다. 하지만 그녀의 남편 크레이그 폴빅이 아내의 일기를 본 후 아내가 아이들을 죽인 것이 아닌가 의심, 경찰에 신고했다.

사실 케이틀린 폴빅의 삶은 순탄치 않았다. 그녀가 태어난지 18개월이 됐을 때 그녀의 어머니는 말다툼 끝에 아버지의 칼에 찔려 숨졌는데 그녀는 자신의 일기에 "나 역시 (살인자인)아버지의 딸임에 틀림없다"고 썼다. 이것이 남편의 의심을 부른 것이다.

그녀의 4자녀는 각각 1989년과 1991년, 1993년, 1999년 숨졌는데 첫째 캘럽과 셋째 새라는 영아돌연사망증후군으로, 둘째 패트릭은 간질로 인한 호흡곤란으로 죽은 것으로 결론났고 막내 로라는 사인 불명으로 결정됐었다.

문제는 로라의 사인을 알 수 없다고 결정한 의사 앨런 캘러가 증언에서 "한 가정의 어린아이 4명이 영아돌연사증후군으로 숨진다는 것은 본 적이 없다"고 말한 것. 검찰은 이러한 증언과 그녀의 일기 내용을 바탕으로 케이틀린이 아이들을 살해했다고 주장했고 법원이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여 유죄를 인정했다. 검찰은 4명의 아이들이 모두 영아돌연사증후군으로 숨졌을 확률은 벼락을 맞거나 돼지가 날 확률보다도 더 낮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의학의 발전은 폴빅의 무죄 주장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지난 2019년 호주국립대학(ASU)의 캐롤라 비뉴사 박사 연구팀은 숨진 새라와 로라의 유전자 검사 결과 심장 부정맥과 급성 심정지를 유발하는 CALM2라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발견했다.
또 케일럽과 패트릭 역시 다른 돌연변이를 갖고 있었는데 이들은 이러한 돌연변이가 이들의 죽음을 불러온 것으로 결론내렸다.

비뉴사 연구팀의 발견에 따라 점점 더 많은 의사들이 케이틀린 폴빅의 비극에 대한 재조사에 나섰고 결국 그녀에 대한 유죄 판결이 과학적 증거를 무시한 채 정황 증거만을 바탕으로 한 엄청난 오류라는 결론을 내리고 케이틀린의 석방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기에 이르렀다.


35살의 나이에 저지르지도 않은, 자신의 4자녀를 살해했다는 죄를 뒤집어 쓰고 18년을 복역하고 있는 케이틀린의 억울한 누명이 벗겨질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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