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헷갈려요"… 일본인도 불편한 지하철 일본어 표기

이병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14 17:42

수정 2021.03.14 17:42

역명·안내화면 오류에 불편 호소
자판기는 외국어 표기조차 없어
공항철도 차량 내부 안내화면에 일본어가 병기돼 있다. 다만 노선을 의미하는 '선'이 중국어 간자체로 표기돼 있다. 독자 제공
공항철도 차량 내부 안내화면에 일본어가 병기돼 있다. 다만 노선을 의미하는 '선'이 중국어 간자체로 표기돼 있다. 독자 제공
14일 서울 시내 한 지하철역에 마스크 판매처 안내문이 적혀 있다. 외국어 표기는 병기되지 않았다.<div id='ad_body2' class='ad_center'></div> 사진=이병훈 기자
14일 서울 시내 한 지하철역에 마스크 판매처 안내문이 적혀 있다. 외국어 표기는 병기되지 않았다. 사진=이병훈 기자
지하철 내 잘못된 외국어 표기 등이 외국인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서울시가 공공기관에 기재된 외국어표기 오류에 대해 일제히 점검에 나섰지만, 여전히 불편한 점을 점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대중교통 내 방역이 강조되고 있지만, 이와 관련한 외국어 표기는 부족한 실정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 관광 경험이 있는 일본인 가츠아먀씨(30)는 국내에서 지하철을 이용할 때 일본어 표기가 다소 불편했다는 기억을 전했다. 그는 "역명이 가타카나로 적혀 있는데, 발음은 도움이 되더라도 무슨 의미인지는 알기 어려웠다"며 "어떤 역인지 알 수 있는 중국어 표기의 도움을 받을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지자체가 나서 관광객 등을 위한 외국어 표기 오류 점검에 나서고 있지만, 일부 지하철 등에서 여전히 외국어 표기가 잘못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외국인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공항철도의 차량 내부 안내화면에서는 노선을 의미하는 '선'이 일본어 표기 과정에서 오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한자로는 '線'을 이용하지만, 중국어 간자체로 표기한 것이다. 공항철도 측은 오류를 인정하고 수정한다는 방침이다.

지하철 내 일본어 역명의 경우 모두 발음대로 '가타카나'로 역명을 표기하는 점도 불편하다는 지적이 일부 나온다. 기존에는 한자로 역명을 적었으나, 2013년부터 표기 표준화 계획에 따라 일본어 역명은 발음대로 가타카나로 표기되고 있다.

이 경우 관광객들이 역명을 발음하는 데는 편리하나, 어떤 역인지 한자로 유추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서울시 측은 "표기 표준화 과정에서 가타카나를 선호한다는 조사 결과가 높게 나온 점 등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마스크 착용과 관련한 외국어 표기가 부족한 점도 지적되고 있다. 지하철 역 내에는 마스크 판매 안내처 등이 명시돼 있으나, 외국어 표기가 돼 있지 않아 외국인들이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마스크 등 생필품을 판매하는 자판기도 외국어 표기가 없다는 불만도 나온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관련 포스터 문구는 영어와 중국어가 병기돼 있으나, 판매처 안내는 미처 고려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병기할 수 있도록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판기 안내는 운영 업체 등과 협의한 적은 있으나,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은 없는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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