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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증시 ‘메타버스 열풍’… 로블록스 상장 첫날 54% 폭등

이진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15 17:40

수정 2021.03.15 17:40

팬데믹 시대 떠오른 가상세계 기술
로블록스, Z세대 놀이터 인기몰이
유니티 등 관련 SW기업들도 각광
GPU·글래스 등 장비 시장 급성장
글로벌 증시 ‘메타버스 열풍’… 로블록스 상장 첫날 54% 폭등
사회·경제적 트렌드를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주식시장에서 '메타버스'가 가장 큰 화두로 떠올랐다. 메타버스란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과 디지털 기술이 결합된 가상세계를 지칭하는 개념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중반 출생세대)는 새로운 놀이터로 메타버스를 선택했고 삽시간에 거대 시장을 형성했다. 그 규모 또한 예상을 벗어나는 속도로 불어나고 있어 시장에서는 메타버스 수혜주라는 꼬리표가 붙으면 돈이 몰리는 모양새다.

■로블록스, 성공적 증시 입성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직상장한 로블록스는 상장 첫 날 주가가 54.4% 급등하며 성공적인 데뷔전를 치렀다. 로블록스의 기업가치는 지난 2018년 9월 25억달러에 불과했으나 2020년 40억달러로 올라선 뒤 지난 1월 투자 유치 과정에서는 295억달러로 껑충 뛰었다.
직상장 종목은 공모가 밴드가 없는 대신 준거가격(reference price)이 제시되는데, 현재 로블록스의 주가(12일 기준)는 69.70달러로 상장 전날 확정된 준거가격보다 55% 가량 웃돌고 있다.

지난 2014년 설립된 로블록스는 블록으로 구성된 3D 가상세계에서 아바타로 구현된 개인들이 자신을 표현하고 다양한 세계를 탐험하며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게이밍 소셜 플랫폼이다. 회사는 게임 내 가상화폐인 로벅스를 이용자들에게 판매하고, 이용자는 로벅스로 각종 아이템이나 감정 표현, 게임 등을 살 수 있다. 회사의 수익 대부분은 이 로벅스 판매로 이뤄진다.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약 1억5000만명에 달하며 이중 30% 가량이 16세 미만 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9~12세 어린이의 절반 이상이 로블록스 이용자인 셈이다. Z세대를 등에 업고 실적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8년 3억2500만달러이던 매출액은 2019년 5억800만달러, 지난해 9억2400만달러로 매년 50% 이상 성장 중이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광고가 주요 수입원인 다른 플랫폼에 비해 로블록스는 비즈니스 모델이 확실하게 구축됐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평가했다.

■메타버스 관련 SW·HW 기업 주목

로블록스가 메타버스 플랫폼을 대표한다면 유니티 소프트웨어는 플랫폼의 인프라인 게임 엔진을 공급하고 있다. 유니티의 장점은 게임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로의 확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점이다. 모바일, 태블릿, PC, 콘솔, AR·VR 기기에 활용되는 3D 콘텐츠 제작에 모두 적용이 가능하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현재 유통되는 VR(가상현실)·AR(증강현실)콘텐츠의 60% 이상이 유니티 솔루션을 통해 제작된다.

엔비디아도 강력한 수혜주로 평가되고 있다. 메타버스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결국 이를 구현할 반도체가 필수적이다. 그 중에서 특히, 게임과 직접적 관련성이 높은 고사양의 GPU(그래픽처리장치)를 필요로 한다. 이 때문에 전 세계 1위 GPU기업인 엔비디아에 대한 고객 수요는 메타버스의 성장과 함께 급증할 전망이다.

문준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GPU 성능이 게임 경험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에 메타버스 시대가 개화하면 GPU 이용 사례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최근 게임 플랫폼 다변화로, 추후 PC 외의 하드웨어 기기에서도 GPU의 중요성이 대두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외 가상현실기기 시장도 메타버스 관련 투자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아크인베스트에 따르면 전 세계 AR·VR 관련 시장 규모는 지난해 30억달러에서 2025년 280억달러로 10배 가까이 커질 전망이다. 현재 가상현실기기와 관련한 시장점유율은 페이스북의 자회사 오큘러스가 59.5%를 차지하고 있으며, 일본 소니(7%), 중국 DPVR(6%), 피코(6%)가 뒤를 잇고 있다.
또 안경을 쓰면 증강현실을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AR글래스 개발에 애플, 페이스북, 삼성전자, 스냅 등 대형 기업들이 앞 다퉈 진출하고 있어 메타버스 시장을 놓고 빅테크들의 각축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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