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폭스바겐 각형 배터리 선언에 LG화학·SK이노 동반 급락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16 16:05

수정 2021.03.16 16:05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완성차 업체 2위 폭스바겐이 각형 배터리를 도입하겠다고 선언하면서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 주가가 16일 동반 하락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폭스바겐의 배터리 전략 변화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주가 약세가 불가피하지만 중기적으로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16일(이하 현지시간) 증시에서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전일 대비 5.69% 하락한 21만5500원에, LG화학은 7.76% 빠진 89만1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폭스바겐이 미래 전기차에 각형 배터리를 적용하겠다고 밝히면서 실적 우려가 확대되자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폭스바겐은 지난 15일 진행한 '파워 데이' 행사에서 2023년부터 '통합형 셀'이라고 불리는 각형 전고체 배터리를 사용, 2030년까지 80%로 사용비율을 높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현재 폭스바겐에 파우치형 배터리를, 중국 CATL과 삼성SDI는 각형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LG화학의 경우 전기차 배터리 매출에서 폭스바겐 비중이 10~20% 수준으로 추정되며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이후 납품이 예정돼있다.

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에게는 부정적인 소식"이라며 "2025년부터 한국 2차전지 셀 업체들의 폭스바겐 내 점유율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삼성SDI에 대해서는 "노스볼트 및 CALT와 함께 공급자 지위는 유지될 전망이지만 수혜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다만 노스볼트 및 폭스바겐 자체 배터리 생산 공장의 양산수율이 예정 기간 내에 안정화 단계에 진입할 지에 대해서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내재화는 인정되지만 내재화 비율이 예상보다 낮을 수 있다"며 "폭스바겐의 계획대로 2030년 240GWh를 내재화 한다고 하더라도 2030년 예상 수요의 10%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폭스바겐의 전략 변화가 다른 자동차 업체들로 확산될 경우 보다 구조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겠지만 배터리 셀의 핵심은 케이스가 아니라 화학 물질을 어떻게 바꾸느냐"라며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위 배터리 업체들의 먹거리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한편 유럽 현지에 생산 설비를 구축하고 있는 국내 소재 업체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유럽 공장 가동에 차질이 발생하더라도 폭스바겐이 내재화하려는 배터리 생산 캐파 규모가 더욱 클 수 있으며 원자재화돼 있는 2차전지 소재 특성상 지리적 이점을 통해 더 높은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럽 내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있는 국내 소재업체들로는 솔루스첨단소재(동박), 동화일렉(전해액), 솔브레인(전해액), 롯데알루미늄(AI전극), SK아이이테크놀로지(분리막) 등이 있다. 노스볼트향 소재 공급업체로는 동진쎄미켐(CNT 도전재), 나노신소재(CNT 도전재) 등이 있다.
이날 나노신소재는 12.45%, 솔루스첨단소재는 9.18%, 동진쎄미켐은 7.62% 급등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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