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4이닝 4탈삼진 무실점
헛스윙 유도 체인지업 ‘명불허전’
현지 "초반부터 안정" 후한 점수
헛스윙 유도 체인지업 ‘명불허전’
현지 "초반부터 안정" 후한 점수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상태가 매우 좋아 보인다. 류현진은 16일(한국시간)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의 시범경기서 4이닝을 던져 2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첫 시범경기서는 2이닝 1실점. 두 경기 평균자책점은 1.50.
현지에서 경기를 지켜 본 토론토 구단 공식 홈페이지 키간 매터슨 기자는 "한결같다(same script)"는 표현으로 마운드에서 류현진의 안정감을 높이 평가했다. 매터슨 기자는 평균 90.4마일(145.5㎞), 최고 148㎞의 직구와 체인지업에 가장 후한 점수를 주었다.
류현진은 모두 49개의 공을 던졌다. 예정 투구 수는 60개. 경기 후 불펜으로 넘어가 15개의 투구를 추가했다. 이로써 실질적으로 5이닝을 던진 셈이다. 첫 경기 2이닝에 이어 선발 투수로서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가고 있다.
두 개의 안타는 직구와 체인지업을 던지다 허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두 구종에 가장 높은 점수가 주어진 것은 이후의 결과 때문이다. 류현진은 3회 말 하위 타순에 거푸 안타를 허용했다. 무사 1, 2루의 위기.
이후 9번 타자 페레데스에게 직구를 던져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1, 2번 타자는 연속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1번 레이예스에겐 볼 카운트 1-2에서 체인지업을 던져 방망이를 헛돌게 만들었다.
2번 칸델라리오와는 6구째 가장 긴 승부를 벌였다. 볼카운트 2-2에서 역시 체인지업으로 삼진을 유도했다. 류현진 특유의 위기 관리 능력과 자신의 주무기인 체인지업이 올 시즌에도 효자 노릇을 할 것을 짐작하게 만드는 대목이었다.
류현진은 19개의 직구(모두 포심)와 각각 12개의 체인지업과 커터, 7개의 커브를 구사했다. 올 시즌 류현진의 볼 배합을 미리 알 수 있는 내용이었다. 1회부터 이 네 가지 구종을 골고루 활용했다.
초반엔 커터를 많이 던졌고, 3회부터는 체인지업과 직구의 비중을 늘렸다. 간간이 70마일(110㎞)대 느린 커브로 타이밍을 빼앗았다. 3회엔 4개 연속으로 직구를 던지며 구종 가치를 확인했다. 직구로 안타를 맞고도 다음 타자에게 초구 직구를 선택하는 여유와 대범함을 보였다.
3회 실점 위기를 넘기고 나서는 다시 네 가지 구종을 고루 던져보는 실험적 피칭으로 돌아섰다. 4회에는 세 타자를 상대로 7개의 투구밖에 하지 않았다. 류현진은 경기 후 "준비한 대로 경기를 할 수 있었다. 개막까지 남은 기간 동안 더 몸을 만들어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토론토 홈페이지는 "지난해와 달리 류현진의 초반 모습이 안정되어 있다. 직구 스피드도 뛰어났고, 3회 마지막 두 타자에게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낸 체인지업은 날카로웠다"며 후한 평점을 주었다.
토론토는 이날 디트로이트를 4-0으로 눌렀다. 정규시즌과 달리 4이닝을 던진 류현진에게 승리투수가 주어졌다. 토론토 1번 타자 조나단 데이비스는 1회 초 선두타자 홈런을 기록했다. 데이비스는 볼카운트 2-2에서 상대 선발 보이드의 152㎞ 직구를 두들겨 좌측 담장을 넘겼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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