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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일 전에 팔자"… 2·4 대책 이후 아파트 매물 늘었다 ['공시가 급등' 집값 변곡점 맞나]

김서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16 18:18

수정 2021.03.16 18:18

서울 한달새 매물 16.8% 증가
다주택자 보유세 부담에 처분
가격 내리는 아파트 점차 증가
"6월 1일 전에 팔자"… 2·4 대책 이후 아파트 매물 늘었다 ['공시가 급등' 집값 변곡점 맞나]
정부가 올해 고가 아파트·다주택자를 중심으로 공시가를 대폭 상향하면서 '세금 폭탄'을 피하려는 매물이 쏟아질지 주목된다. 이미 2·4 공급대책 이후 전국적으로 아파트 매물이 증가 추세인 상황인데 보유세와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 다주택자들이 아파트를 본격적으로 처분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공시가 급등, 매물 증가 기름 붓나

1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2·4 주택공급 대책 이후 전국의 아파트 매물이 늘고 있는 추세다. 여기에 국토교통부가 전날 19% 이상 급등한 공동주택 공시 가격안을 발표한 이후 매물 증가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와 재산세 등의 보유세 기산일인 6월 1일 이전에 아파트를 처분하려는 다주택자들이 늘어난 탓이다. 6월 1일 이후에는 조정대상지역에서 다주택자의 양도세율도 현재보다 10%포인트 올라가면서 주택을 매매할 계획이 있는 다주택자들은 지금 처분하지 않으면 세 부담이 커진다.


실제,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지역 25개 구 전역에서 아파트 매물이 한달 전보다 16.8% 증가했다. 자치구별로 노원구가 30.6%로 매물 증가율이 가장 컸다. 노원구는 올해 공시가 상승률도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34.66%로 나타났다. 이어 은평구(25.8%), 도봉구(23.6%), 서대문·동대문구(23.2%), 중랑구(23.1%), 강북구(20.2%), 양천구(20.0%), 구로·송파구(19.8%) 등이 매물 증가가 많았다.

시장에선 서울 전역에서 공시가 급등이 현실화되면서 보유세 부담을 피하려는 매물이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서울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아파트 매물이 쌓이고 있다. 한달 전과 비교해 광주광역시(35.0%)의 매물 증가율이 가장 크고, 대구(28.7%), 경기(19.2%), 부산(18.6%), 세종(10.2%) 등에서 10% 이상 늘었다.

■매물 늘자 가격 낮춘 아파트 곳곳

아파트 매물이 늘면서 가격도 안정세를 찾아가는 분위기다. 서울 강동구 천호동 래미안강동팰리스 전용면적 84.97㎡의 경우 지난달 19일 15억4500만원(15층)에서 지난 5일 14억원(10층)으로 내렸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43㎡는 지난달 9일 24억원(9층)에 거래됐지만 지난 2일 23억2000만원(6층)까지 하락했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70.68% 오른 세종과 23.96% 오른 경기 지역에서도 매물이 쌓이면서 가격을 내리는 아파트 단지가 점차 늘고 있다.

경기 용인시 수지구 죽전동 벽산타운4단지 전용 84.4㎡는 지난달 7일 8억5000만원(15층)에 거래됐다. 역대 최고가였다.
하지만 지난 6일 7억8000만원(6층)으로 가격이 빠졌다. 세종시 한솔동 첫마을5단지(푸르지오) 전용 114.16㎡는 지난달 6일 역대 최고가인 8억3000만원(9층)에 거래됐지만, 지난 8일 7억8000만원(7층)으로 내렸다.


유거상 아실 공동대표는 "그동안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 아파트를 처분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며 "전날 정부가 발표한 공시가격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매물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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