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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e커머스 지각변동, 잠깐 한눈 팔면 퇴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17 18:42

수정 2021.03.17 18:42

네이버와 신세계가 16일 각각 이사회 의결을 통해 2500억원어치 지분을 맞교환하기로 했다. 왼쪽부터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사진=뉴스1
네이버와 신세계가 16일 각각 이사회 의결을 통해 2500억원어치 지분을 맞교환하기로 했다. 왼쪽부터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사진=뉴스1
네이버와 신세계가 전략적 동맹을 맺으면서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에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양사는 16일 2500억원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하기로 했다. 신세계와 이마트는 네이버 지분 0.4%를, 네이버는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을 각각 2.96%, 6.85% 갖게 됐다. 네이버는 온라인 플랫폼 공룡이고, 신세계는 유통 강자다.
둘을 합친 유통 거래액은 약 50조원에 달한다. 양사 고객 수는 7400만명으로 한국 인구수(약 5200만명)를 웃돈다.

양사 동맹의 불을 댕긴 건 쿠팡이다. 한국 전자상거래 1위 쿠팡이 지난주 미국 뉴욕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되면서 판을 뒤흔들었다. 쿠팡은 과감한 재투자와 혁신을 통해 한국의 아마존을 꿈꾼다.

네이버는 40만개 입점업체를 보유한 국내 최대 오픈마켓이다. 하지만 온라인쇼핑의 핵심인 빠른 배송과 신선식품 분야에 약하다. 반대로 이마트는 신선식품과 오프라인 물류 인프라는 강하지만 온라인 거래가 약점이다. 이마트가 운영하는 SSG닷컴은 지난해 거래액 기준으로 온라인 쇼핑시장 점유율이 3%대로 최하위권이다.

이마트가 네이버의 고객 빅데이터를 활용한다면 온라인 판로 확대와 시장점유율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네이버도 이마트 오프라인 유통망을 통해 더 많은 고객 확보가 가능하다. 얼마 전 네이버가 CJ대한통운과 손잡은 것도 취약한 물류기반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국내 시장점유율 3위인 이베이코리아 인수전도 뜨겁다. 16일 진행된 예비입찰에 롯데·신세계·SK텔레콤 외에 사모펀드인 홈플러스 최대주주 MBK파트너스까지 뛰어들었다. 이베이코리아를 품는 업체는 단박에 네이버·쿠팡과 온라인시장 '빅3' 경쟁구도를 갖출 수 있다. 이베이코리아 몸값은 5조원대로 본입찰은 5월 진행된다.

코로나19 시대에 업체 간 짝짓기는 '밀리면 끝장'이라는 절박감이 배경이다.
온라인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소비자가 안전하게 물건을 사고, 빠르게 배달받고, 반품이 쉬워야 한다. 무엇보다 고객 신뢰 확보가 관건이다.
이참에 네이버와 신세계가 상대적 약자인 영세 소상공인과의 상생방안도 마련해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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