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野 단일화 협상 "시간은 국민의힘 편"…安, 힘겨운 싸움

뉴스1

입력 2021.03.17 19:38

수정 2021.03.17 19:38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단일화 비전발표회에 앞서 포토타임을 마치고 자리로 향하고 있다. 2021.3.15/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단일화 비전발표회에 앞서 포토타임을 마치고 자리로 향하고 있다. 2021.3.15/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오른쪽)과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오세훈·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실무협상 4차 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1.3.15/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오른쪽)과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오세훈·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실무협상 4차 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1.3.15/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오른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17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매일경제 제30차 국민보고대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1.3.17/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오른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17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매일경제 제30차 국민보고대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1.3.17/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 =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를 위한 협상이 진통을 거듭하며 2주째 이어지고 있다.

양당 입장이 팽팽하게 맞선 상태에서 협상이 회차를 거듭하고 있지만, 종합했을 때 이번 협상전에서는 국민의힘이 전략적으로 우위를 점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협상의 실리는 국민의힘이 더 많이 챙겨간 상황이다.

◇국민의힘 "단계적 타결" vs 국민의당 "일괄타결"…결국 순차 합의

협상 시작 시점부터 '여론조사까지 일괄 협상'을 원하던 국민의당과는 달리, 국민의힘은 '천천히, 단계적 협상'을 주장했다.

양당 간 입장차이가 원만하게 조율되지 못하고, 지난 12일 3차 협상은 파행까지 겪으면서 결론적으로 협상의 전체적 모양새는 국민의힘이 주장한 대로 '단계적 타결'로 흘러간 것이 됐다.



지난 11일 '17~18일 여론조사, 19일 단일화 결과 발표' 일정에 합의한 이후 Δ15일 비전발표회 Δ16일 TV토론에 순차적으로 합의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당초 여론조사를 시작하기로 했던 17일 늦은 오후까지도 양당 협상팀은 여론조사 문구나 유·무선 비율을 두고 한치 물러섬 없는 논의를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 경선에서 승리한 이후 여론조사에서 상승세를 보이던 오세훈 후보 측은 조사가 실시되기 직전 시점에 여론조사 관련 합의를 이루는 것이 유리했는데, 이 일정도 결국 오 후보 측이 바라던 대로 이뤄지고 있는 양상이다.

결국 시간은 '협상을 미룰수록 유리한' 오 후보의 편이었다는 게 안철수 후보 측이 처한 불리한 위치였던 셈이다.

◇국민의힘 '후보와 역할분담' 전략…국민의당 '원보이스'로 예측 가능

국민의힘은 후보와 협상팀 간 '역할분담' 전략도 유용하게 이용했다. 반면 국민의당은 안 후보와 협상팀이 '원보이스'로 임하며 상대적으로 예측 가능성을 높였다.

국민의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후보와 협상팀의 입장이 다르다' '후보끼리 협의한 내용을 협상팀이 와서 깨버린다'고 여러 차례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오 후보와 안 후보가 단일화 일정과 비전발표회 등에 합의했으니 남은 건 여론조사 관련 협상뿐인데, 협상팀이 다른 이야기를 하며 시일을 차일피일 미룬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후보는 후보, 협상팀은 협상팀'이라는 기조로 여유 있게 협상에 임했다. 오 후보 자신도 "협상팀은 협상팀대로 욕심이 있지 않겠나" "협상팀은 나름대로 주어진 임무진 임무가 있다"고 이 같은 역할분담 전략에 힘을 보탰다.

결국 지난 14~15일에는 협상팀 사이에 벌어진 감정의 골이 후보들에게까지 옮겨붙었다. 이 과정에서 오 후보가 안 후보를 향해 "야권의 분열을 잉태할 후보"라고 언급하는 일도 있었다.

안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가 되면, 그가 서울시장이 된 이후 국민의힘에 힘을 싣지 않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외곽의 유력 인사들과 힘을 합쳐 야권 세력의 재편을 도모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안 후보는 전날(16일) 이 같은 공격을 무마하기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들며 승부수를 던지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국민의힘은 제1야당의 저력을 발휘하려면 시간이 필요했고, 그건 안철수의 시간이 아니라 오세훈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단일화보다 자체 후보를 내느냐, 못 내느냐가 당의 존립에 중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안 후보보다는 단일화가 덜 급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박 평론가는 "국민의힘은 (여당에) 패배를 하더라도, 대선을 치를 제1야당인데 안 후보의 단일화만을 바라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안 후보 측이) 화급함에 쫓기다가 전략적 실책이 맞물렸다"고 봤다.


양당 규모 차이가 어쩔 수 없는 한계였다는 분석도 이어갔다. 그는 "힘과 정당의 위상 차이에서 오는 한계가 있었다"며 "국민의당은 안 후보의 개인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컸다"고 지적했다.


또 "국민의힘은 제1야당으로서 기본 지지율이 있고, 102석이라는 의석이 갖는 힘도 무시할 수 없다"며, 거기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 투기 사태까지 불거지며 제1야당으로 정권 심판 심리가 모인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