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우버, 알리바바, 스포티파이, 스냅, 핀터레스트, 도어대쉬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첫째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미래 성장기업이라는 것, 둘째 시가총액 50조 이상의 글로벌 우량기업이라는 것, 셋째 종래 전통 제조업 중심 시장으로 알려진 NYSE(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는 것이다. NYSE는 2010년대 들어 글로벌거래소와의 경쟁 및 산업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여 상장요건 다양화를 적극 추진했고, 그 결과 글로벌 미래 성장기업이 다수 상장하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최근 국내 최대의 소셜커머스 기업인 쿠팡이 NYSE(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해서 시가총액이 100조원에 육박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물론 본사가 미국에 있고 글로벌 투자자들이 많이 참여한 기업이기에 미국 상장을 당연시할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 소비자를 기반으로 성장한 유니콘 기업을 코스피, 코스닥 같은 우리 시장에 품지 못하고 해외 상장이 이루어진 것에 대해 무척 아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NYSE나 나스닥에 상장할 경우 글로벌 시장 상장에 따른 브랜드가치 상승 등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에 상응하는 부담도 상당하다.
먼저 우리 시장에 비해 높은 인수수수료와 법률·회계비용 등을 지불해야 한다. 기업이 약 1조원을 공모할 경우 국내에서는 약 100억~120억원이 소요되나, 미국은 약 600억~1000억원이 기업공개(IPO) 비용으로 사용된다.
또한 미국 법령에 따른 엄격한 공시의무 준수와 증권집단소송 리스크, 언어장벽 등 잠재적 비용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반면 우리 증권시장은 세계 최대의 시장인 미국보다 규모는 작지만, 최근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초로 3000을 돌파하면서 주가수익률(PER)이 20배 수준으로 상승하는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대를 맞고 있다.
상장제도 측면에서도 코스닥시장의 기술특례상장 요건과 코스피시장의 미래 성장성 요건 등을 활용하여 성장성 있는 기업들이 더 낮은 비용으로 보다 원활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기업 친화적인 상장환경을 마련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거래소는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인 BBIG(바이오, 배터리, 인터넷, 게임) 등 미래 성장기업을 수용할 수 있도록 제도와 관행을 개선했다.
먼저 코스닥시장은 2015년에 기술특례 상장제도를 도입한 이래 사업모델 특례, 성장성 추천 등 기업의 니즈에 맞도록 상장트랙을 다변화한 결과, 기술평가를 통해 상장한 기업이 100사를 돌파하는 등 혁신 기술기업을 위한 모험자본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코스피시장도 미래 성장기업이 향후 성장성을 인정받아 상장할 수 있도록 최근 시가총액(1조 이상) 단독 상장요건을 도입했다.
바이오기업처럼 제품의 상용화까지 오랜 기간이 소요돼 현재 매출과 이익을 시현할 수 없는 기업도 코스피 상장을 통해 자금조달을 할 수 있게 상장 문호를 개방한 것이다.
기존에도 시가총액 및 자기자본 등 성장성 요건을 통해 미래 성장기업의 상장이 가능했지만, 최근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보다 적극 대응함으로써 우리 시장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이다.
이는 단순한 상장요건의 추가가 아니라 기업의 재무성과 중심이었던 종래의 상장심사에서 벗어나 앞으로의 성장성을 중심으로 심사하겠다는 상장정책의 근본적 전환이라 하겠다.
물론 기업의 성장성에 대해서는 투자자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다 면밀한 질적심사를 통해 사업계획과 사업전망을 살펴 상장을 시켜나갈 예정이다.
한국거래소는 새로운 상장정책과 제도적 인프라를 기반으로, 미래 성장기업의 메카로 거듭나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우리 경제를 이끌 제2, 제3의 유니콘 기업이 우리 시장에 상장하고, 우리 투자자들이 성장성 있는 우량기업에 투자하는 희망찬 미래를 꿈꾸면서 정부와 시장 참여자 모두가 우수천석(雨垂穿石)의 자세로 함께 노력해 나가길 기대한다.
임재준 한국거래소 부이사장(유가증권시장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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