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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맛이라 더 끌린다.. 모두의 최애, 빅맥 [먹어주는 얼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18 18:48

수정 2021.03.18 18:48

셋이서 즐긴 7가지 햄버거 맥도날드 맥런치
뭐니뭐니해도 빅맥
1년에 2000만개 팔리는 덴
이유가 있는 법!
점심 뭐먹지, 고민은 끝
단짠단짠 베이컨 토마토 디럭스
볶은 양파 들어가는 1955버거
수제버거 느낌 물씬
가장 미국적인 맛이야!
아는 맛이라 더 끌린다.. 모두의 최애, 빅맥 [먹어주는 얼굴]
빅맥
빅맥
사실 햄버거는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메뉴다. 건강에 대한 걱정만 없다면 매일 먹어도 물리지 않을 것 같다(실제로 20대에는 매일이다시피 먹은 적이 있다). 혼자 먹는 것보다 여럿이 함께 먹는 게 나을 듯싶었다. '점심 회식'을 빌미로 동료 기자들을 꼬셨다. 처음으로 '먹어주는 얼굴들'이 됐다.

윤경현 기자는 한때 '빅맥' 기준으로 4개를 한 번에 먹었다.

그래도 배가 부른 줄을 몰랐다. 지금은 보통 2개를 먹는다.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면 '스낵랩'을 1~2개 추가한다. 감자튀김이나 탄산음료는 사양한다. 차라리 햄버거를 하나 더 먹는 게 낫다.

호주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이정은 기자는 햄버거를 '고향의 음식'에 비유했다. 방과후 혹은 수업이 비는 시간이면 친구들과 맥도날드에서 '빅맥'을 하나 베어물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단다. 조지민 기자는 메뉴가 마음에 안 드는 모양이다. 전날 삼겹살에 소주로 달린 덕분에 얼큰한 국물이 당긴단다. "햄버거나 피자도 해장에 꽤 괜찮은 음식"이라며 달래본다.

■경현이의 맛

맥런치는 맥도날드의 대표 제품인 '빅맥'을 포함해 '맥스파이시 상하이 버거' '1955 버거' '베이컨 토마토 디럭스' '맥치킨 모짜렐라' '슈슈 버거', '쿼터파운더 치즈'로 구성돼 있다. 빅맥을 제외하면 모두 생소한 이름이다.

고민할 필요 없다. "맥런치 메뉴 하나씩 주세요"라고 하면 된다. "조금이라도 살찌는 것을 막아보자"며 음료는 '제로 콜라'를 주문했다. 먹는 사람은 3명, 햄버거 세트는 7개다. 그래도 부족할 것 같다. "스낵랩이라도 몇개 더 가져갈까" 하고 물었지만 지민이는 모른 척 고개를 돌리고 만다.

맥런치 7종 세트는 모두 다 해야 4만원이 조금 안되는 가격이다. 단품으로 버거만 주문하고 싶었으나 세트 메뉴와의 가격 차이가 100~200원밖에 안된다. 세트 메뉴는 정가 대비 평균 14%가량 할인된다는 직원의 설명이다. 가성비를 따져서 7개 모두 세트로 골랐다.

매장 대신, 회사 회의실에서 햄버거를 먹기로 했다. '햄버거들'을 탁자 위에 펼치는 순간 정신이 혼미해진다. 냄새가 아주 죽여준다. 먹는 순서는 감자튀김이 먼저다. 감자튀김은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눅눅해지기 때문이다. 순식간에 감자튀김 하나를 해치운 다음 햄버거 정복에 들어간다(골고루 맛보기 위해 햄버거는 모두 4등분을 했다).

7개 햄버거를 다 먹어봤지만 오로지 '빅맥'만 떠오른다. 다른 버거가 맛이 없다는 얘기가 아니다. '빅맥'이 입맛에 너무나도 잘 맞는다는 얘기다. 다른 버거는 1도 생각이 안 날 정도다. 다른 버거는 햄버거는 역시 '빅맥'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조력자에 불과하다. 1년에 2000만개 넘게 팔리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맥치킨 모짜렐라버거
맥치킨 모짜렐라버거
1955버거
1955버거

■지민이의 맛

"과장, 부장, 상무님, 점심은 뭐 먹지 더 이상 묻지 말아줘요."

노라조가 맥런치 광고에서 부르는 노랫말처럼 7가지 햄버거는 구성이 다양했다. 감자튀김으로 시동을 건 뒤 폭풍 흡입을 시작했다. 해장국은 무슨, 냄새에서 이미 졌다.

다른 메뉴에 비해 단출해 보이는 '쿼터파운더 치즈'를 먼저 손에 들었다. 전형적인 미국의 맛이 느껴지는 치즈버거다. 두 장의 치즈에 고기 패티가 담긴 햄버거를 먹으면 자칫 느끼할 수 있을 때 씹히는 피클이 맛의 균형을 잡아준다. 다른 버거가 여러 겹의 번(빵)과 야채로 두께감이 느껴지는 반면, '쿼터파운더 치즈'는 상대적으로 얇아서 먹기에 편하다. 말 그대로 순삭했다.

다음은 '슈슈 버거' 차례다. 무슨 뜻이 담겨있는지 찾아봤다.

'슈프림 쉬림프(Supreme Shrimp) 버거'를 부르기 쉽게 붙여진 이름이란다. 정말로 탱글탱글 살아 있는 듯한 통새우살의 식감이 일품이다. 다른 제품에서 느낄 수 없는 식감이 인기의 비결인가보다.

'맥치킨 모짜렐라'는 호불호가 뚜렷할 것 같다. 매콤한 빨간 소스 맛이 강렬하다. 매운 맛을 좋아한다면 맛있게 즐길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강한 소스가 치킨 패티의 맛을 덮어 아쉬웠다. "두툼한 모짜렐라 치즈에 매콤하면서도 달달한 스위트 칠리소스가 더해져 자극적인 맛으로는 맥런치 가운데서 최고"라는 의견도 있다.

'빅맥'은 과연 '명불허전'이다. 맥도날드를 대표하는 맛이다. 클래식한 햄버거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늘 먹는 메뉴다.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먹을 때 열에 아홉은 '빅맥'을 먹기에 익숙한 맛이다.

'베이컨 토마토 디럭스'는 '다크호스'다. 빅맥에 가려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메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맥도날드에서 찾아보기 쉽지 않은 단맛 소스는 아이들이 좋아할 맛인 데다 베이컨은 짭조름한 맛을, 토마토는 신선함을 더했다. 한 마디로 요즘 대세인 단짠단짠이다.

'1955 버거'는 구운 양파가 들어 있어 은근한 단맛에 불맛 나는 소스, 두툼한 고기 패티가 풍성한 맛을 자랑한다. '맥스파이시 상하이 버거'는 전형적인 치킨버거의 맛이다. 패티 크기가 작아진 탓에 아쉬움을 나타내는 소비자들이 제법 많다.

조지민, 이정은, 윤경현 기자(왼쪽부터)가 맥도날드 '맥런치' 햄버거를 시식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조지민, 이정은, 윤경현 기자(왼쪽부터)가 맥도날드 '맥런치' 햄버거를 시식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정은이의 맛

햄버거를 즐겨먹다 보니 맥런치 7종 가운데 '맥치킨 모짜렐라' 빼고는 다 먹어본 맛이다. '슈슈 버거'는 꽤 오랜만에 만난다. 새우살의 탱글탱글한 것이 실제 새우살을 씹는 느낌이다.

'맥스파이시 상하이버거'는 매콤한 닭고기 패티가 주인공이다. '맵찔이'인 내겐 살짝 매콤하지만 마요네즈 소스가 입 안을 달래준다. 무엇보다 빵가루를 입힌 닭고기 패티에 양상추, 토마토가 들어가 있어 일반 맥치킨버거보다 훨씬 고급진 맛을 자랑한다.

'1955버거'는 베이컨뿐만 아니라 토마토와 볶은 양파가 매력포인트다. 재료 때문인지 맥런치 버거 가운데 수제버거에 가장 가깝게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7개 맥런치 버거 중에서 제일 비싸다. 레트로한 느낌 덕분에 가장 미국적인 버거로 생각된다. '베이컨디럭스토마토버거'도 베이컨과 토마토가 들어간다. 그래서 가격이 '1955 버거' 다음으로 비싸다.

'쿼터파운드 치즈버거'는 채소는 싫고, 육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어울린다. 일단 양상추가 없다. 약간의 양파와 피클이 들어가긴 하지만 그 양이 적다. 고기 패티를 즐기려는 사람들의 입맛을 해칠 수준은 아니다. '맥치킨 모짜렐라'의 경우 치킨 패티 위에 치즈스틱 두 개가 얹어져 있다. 치즈스틱 대신, 얇게 펴더라도 패티처럼 납작하게 하나로 들어가는 건 어떨까 싶다. 먹다가 바닥에 떨어뜨려서 하는 얘기는 절대 아니다.

'최애'는 역시 빅맥이다. 버거킹의 '와퍼'나 맘스터치의 '싸이버거'처럼 시그니처 메뉴가 가장 맛있는 게 사실이다. 특히 소고기 패티 두 장은 '사랑'이다. 거기에 빅맥 소스와 치즈가 패티와 어우러져 부드럽고 깊은 맛을 내고 양상추와 피클, 양파는 느끼함을 잡아준다. 꽤 많이 들어 있는 양상추는 고칼로리 음식을 먹고 있는 내 몸에 조금은 덜 미안해지게 하는 요소다.


경현과 지민은 '배가 부르다'는데 나는 식은 감자튀김을 주워 먹고 있다. 오늘도 다이어트는 망했다.
원래 '다이어트는 내일부터'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