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보겸의 ‘보이루’라는 표현이 여성혐오 용어라는 철학박사 윤지선 교수의 논문을 두고 갈수록 논란이 커지는 분위기다.
22일 학계에 따르면 보겸은 전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이젠 방법이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해당 영상은 게재된 지 10시간 만인 이날 오전 6시 현재 조회수가 168만에 달한다. 영상에서 보겸은 한국연구재단에 윤 교수 논문과 관련해 논문 철회 등을 요구하는 신고서를 제출한 뒤 며칠 만에 받은 답장을 공개했다.
한국연구재단은 윤 교수의 논문이 재단에서 관리하는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연구과제와 관련성이 없다는 이유로 조치를 할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보겸은 “논문 당사자, 가톨릭대, 철학연구회, 한국연구재단 모두 뺑뺑이에 답변 아무 것도 안 해주고 그냥 떠넘기기”라며 “논문 관련해 뭔가 문제점이 있을 때 제대로 답변을 받으려면 지체 높은 집안 자제분들은 돼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또한 보겸은 윤 교수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설 것도 고려해 변호사 자문을 받는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2019년 철학연구회가 발행한 학술잡지 ‘철학연구’ 127집에 윤 교수가 게재한 ‘관음충의 발생학: 한국남성성의 불완전변태과정의 추이에 대한 신물질주의적 분석’이라는 제목의 논문이다.
해당 논문에는 ”보겸이라는 유튜버에 의해 전파된 ’보이루‘란 용어는 XX+하이루의 합성어로, 초등학교 남학생부터 20~30대 젊은이에 이르기까지 여성혐오용어 놀이의 유행어처럼 사용됐다“고 기재돼 있다. 이에 보겸은 ‘보겸+하이루’의 합성어일 뿐, 여자 성기를 비하하는 표현이 아니라며 억울함을 토로하며 논문 수정과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철학연구회는 지난 19일 입장문을 내고 관련 쟁점을 재검토한 결과 위조나 변조 등의 사실은 없지만 일부 서술을 수정할 것을 요구해 저자가 이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논란이 된 부분은 ‘이 용어(보이루)는 수백만 명의 구독자를 거느린 유튜버, BJ 보겸이 ‘보겸+하이루’를 합성하여 인사말처럼 사용하며 시작되다가 초등학생을 비롯하여 젊은 2,30대 남성에 이르기까지 여성 성기를 비하하는 표현인 ‘XX+하이루’로 유행어처럼 사용·전파된 표현이다‘로 고쳐졌다.
하지만 보겸 팬들은 '보이루'를 여성 성기를 비하하는 의도로 쓴 적이 없다며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
윤 교수는 21일 트위터를 통해 보겸과 이번 논란에 대해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보겸 측은 그동안 윤 교수에게 트위터로 메시지도 보냈으나 윤 교수로부터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해왔다.
올해부터 세종대에서 재직 중인 윤 교수는 “신문사에서 이번 사안에 관한 질문지를 주며 저의 인터뷰와 보겸의 인터뷰를 같은 지면으로 동시 발행하겠다고 하는데 그 연락에 신속히 답변해달라”며 “그렇게 듣고 싶어하시던 저의 답변을 본인의 인터뷰와 같이 실어주신다고 하는데 정작 유튜버 보겸과 연락이 닿지가 않는다고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튜버 콘텐츠가 아닌, 공론의 장에서 제대로 무엇이 문제인지 논리를 갖고 논의해보자”고 덧붙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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