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반복 사용하고 땅속에서 분해되는 마스크 개발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22 12:00

수정 2021.03.22 12:00

화학연구원, 생분해성 바이오플라스틱으로 제작
습해도 마스크 성능 유지되며 땅에서 자연분해
한국화학연구원 바이오화학연구센터 황성연(왼쪽), 박제영(가운데), 오동엽 박사가 '생분해성 마스크 필터와 나노키틴 용액'을 들고 있다. 화학연구원 제공
한국화학연구원 바이오화학연구센터 황성연(왼쪽), 박제영(가운데), 오동엽 박사가 '생분해성 마스크 필터와 나노키틴 용액'을 들고 있다. 화학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여러번 사용하면서도 땅에 묻으면 한 달 안에 100% 자연분해되는 마스크를 개발했다. 연구진은 신개념 생분해성 마스크 필터가 습기에 강해 여러번 재사용할 수 있으면서도 숨쉬기 편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황성연·오동엽·박제영 박사팀이 100% 분해되면서도 기존 마스크 필터의 단점까지 보완한 새로운 친환경 생분해성 마스크 필터를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진은 이 마스크가 숨쉬기 편하면서도 공기 중에 떠다니는 0.3 마이크로미터 미세입자를 95% 이상 차단하는 필터링 성능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새 필터는 공기중 바이러스나 미세먼지를 98.3%를 차단했다. 이는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제품인 N95 필터 성능을 보여준다. 또한 마스크 착용 전과 착용 후의 호흡 압력 차가 59 파스칼(Pa)로 낮게 측정돼 일반 KF94 마스크의 70Pa보다도 통기성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사용 후 쓰레기 분해 테스트 결과, 퇴비화 토양에서 28일 이내에 생분해됐다.

연구진이 만든 마스크 필터가 N95 필터만큼 2.5㎛(PM2.5) 입자의 98.3%를 제거했으며, 퇴비화 토양에서 4주 이내에 분해됐다. 화학연구원 제공
연구진이 만든 마스크 필터가 N95 필터만큼 2.5㎛(PM2.5) 입자의 98.3%를 제거했으며, 퇴비화 토양에서 4주 이내에 분해됐다. 화학연구원 제공
뿐만아니라 필터는 기존 필터를 만드는 대표적 두 공정인 멜트블로운 또는 전기방사 공정을 활용해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대량생산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현재 필터 외에도 콧대 고정 철사, 마스크 풀림 방지 연결고리, 고무줄 등 마스크의 모든 부분을 생분해성 소재로 대체할 수 있는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황성연 바이오화학소재연구단장은 "이 기술은 국내에서 보유한 기술을 응용했기 때문에 아이디어 특허에 가까워 향후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많은 기업들이 제품화에 사용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대표적 생분해성 바이오플라스틱인 폴리부틸렌 숙시네이트를 자체 기술력으로 튼튼하게 보완해 섬유 형태로 뽑은 후 섬유들을 겹쳐 부직포를 만들었다. 이 부직포를 게껍질에서 추출한 키토산 나노위스커로 코팅해 최종 필터가 완성했다.

새 필터는 코팅표면의 정전기를 이용해 외부물질을 달라붙게 하는 방식, 체처럼 외부물질을 거르는 방식 모두를 활용하면서 두 방식의 단점을 보완했다.

우선 나노 섬유와 마이크로 섬유를 겹쳐서 그 사이의 공간을 바이러스나 미세먼지가 체에 걸린 것처럼 통과하지 못하게 했다. 기존 체 방식의 필터는 나노섬유로만 이뤄져 있어서 섬유 사이의 공간이 매우 좁아 숨쉬기가 답답했다. 연구진은 나노보다 조금 더 직경이 큰 마이크로섬유를 같이 활용해서 기공을 크게 해 통기성을 높였다.

그 다음 키토산 나노위스커 코팅으로 바이러스나 미세먼지 등을 달라붙게 해 외부 물질의 포집 능력을 높였다. 마치 자석이 끌리듯 음극의 바이러스가 양극의 키토산 코팅에 달라붙어 마스크를 통과하지 못하게 만든 것이다. 습기에 취약하지 않아 필터 기능이 오래 유지된다. 또한 일시적이 아니라 여러 번 재사용할 수 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3월호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한편, 코로나19 확산 이후 마스크는 생활 필수품이 됐다.
하지만 마스크 쓰레기는 분해와 재활용이 불가능해 심각한 환경오염을 일으키고 있다. 마스크 중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필터다.
마스크의 겉감, 안감, 귀걸이는 면 소재로 만들 수 있지만, 필터는 현재 플라스틱 빨대 소재와 같은 폴리 프로필렌으로 만들어져 흙에서 썩지 않는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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