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23일(이하 현지시간) 증세 논의에 본격적인 불을 지폈다.
옐런 장관은 이날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회에 출석해 조 바이든 대통령의 3조달러 재정정책을 실현하라면 증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증세를 통한 인프라 확대는 미 경제를 '경쟁력 있고 생산적인' 상태로 유지하는데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태생적으로 증세에 거부감을 보이는 공화당의 거센 반발이 불을 보듯 뻔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옐런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공약 실천을 위한 3조달러 재정정책 자금을 대기 위해서는 증세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전날 바이든의 백악관 경제참모들이 인프라, 청정 에너지, 교육 등에 3조달러 재정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옐런은 이날 증언에서 법인세·부유층 세금 증액을 반대하는 공화당 의원들의 반발 속에서도 증세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중소기업이나 중·저소득층에게 어떤 '상처'도 주지 않겠다면서 "미 경제는 경쟁력을 회복하고, 생산성을 높여야 하며 이를 위해 정부 세수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옐런은 이어 "사람들과 인프라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패키지는 미 경제의 일자리 창출에 보탬이 될 것"이라며 "아울러 세제 변화로 이들 프로그램의 비용을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악관에서는 이미 증세 논의가 시작됐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제시한 것처럼 법인세율을 21%에서 28%로 높이는 방안, 최고 소득세율을 높여 부유층 세부담을 높이는 방안, 자본소득세 인상 방안 등 다방면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옐런은 증언에서 미 경제가 부양책에 힘입어 내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침체에서 완전히 회복하고, 완전고용으로 복귀가 가능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한편 이날 증언에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도 함께 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 이날 증언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파월 의장은 대규모 경기부양책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물가가 뛸 수는 있겠지만 지속적인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옐런과 파월은 또 미 금융시장에 관해서도 거품은 없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코로나19 이후 자산 가치가 급격히 높아졌고, 이에따라 밸류에이션이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는 있지만 금융안정성을 해칠만큼 높은 수준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파월과 옐런은 미 경제가 코로나19 팬데믹 충격을 딛고 회복하고 있어 금융부문 역시 안정을 이어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답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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