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반경제

'조선구마사' 역사 왜곡 논란에 기업들 광고 손절 나섰다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24 07:13

수정 2021.03.24 09:26

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 캡쳐
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 캡쳐

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에 대한 역사 왜곡 논란이 불거지면서 기업들이 제작지원과 광고를 잇따라 철회하고 있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해당 드라마에 광고하는 기업들의 목록이 공유되면서 불매운동 조짐이 벌어지는 데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안마의자 판매 기업 코지마는 전날 홈페이지에 “‘조선구마사’에 대한 모든 제작 지원 및 광고를 철회했다”는 공지를 게재했다. 코지마 측은 “관련 이슈를 인지한 후 즉시 광고 철회를 요청했으나 방송사 측의 사정으로 부득이 22일자 광고가 송출되게 됐다”며 “해당 드라마의 내용과 코지마는 어떠한 관계가 없으며 신중한 자세로 제작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조선구마사’ 엔딩에 등장하는 배너 광고에 참여한 3개 회사 중 하나였던 호관원도 계약해지를 결정했다. 호관원 측은 “제작지원 계약을 체결했을 때 시놉시스와 대본을 받지 못했다”며 “기사를 접하고 즉각 광고 중지 요청을 했다”고 설명했다.


에이스침대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문제가 된 프로그램의 이슈사항을 인지했고 조속히 광고 중단 조치할 예정임을 알려드린다”며 “단순 광고 편성으로 해당 내용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LG생활건강 역시 이날 이후의 광고 편성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다이어트 제품을 판매하는 뉴온은 인스타그램에 “광고를 중지하지 않으면 드라마와 뜻이 같다고 생각하겠다”는 댓글이 잇따르자 “드라마 내용을 사전에 알지 못해 걱정을 끼쳐드린 점 죄송하다”며 “방송사 편성 관계자와 확인 후 가능한 한 빨리 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조선구마사’는 태종과 충녕대군(훗날 세종)이 서역에서 온 악령에 맞서 백성을 구하는 내용의 퓨전 사극이다. 지난 22일 첫 방송에서는 충녕대군이 조선의 기생집에서 외국인 사제에게 월병과 중국식 만두, 피단(삭힌 오리알) 등을 대접하는 장면이 나와 역사 왜곡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또한 태종이 이성계의 환시를 보고 무고한 백성을 학살하거나 충녕대군이 역관에게도 무시당하고, 구마 사제에게 일어서서 술을 따르는 등 조선 왕실을 부정적으로 묘사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제작진은 “극 중 한양과 멀리 떨어진 변방에 있는 인물들의 위치를 설명하기 위한 설정이었을 뿐 특별한 의도가 전혀 없었다”며 “예민한 시기에 오해가 될 수 있는 장면으로 불편함을 끼쳐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조선구마사’가 사실상 ‘동북공정 드라마’라며 방영 중지를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조선구마사’를 집필한 박계옥 작가는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철인왕후’에서도 ‘조선왕조실록 다 지라시’ ‘언제까지 종묘제례악을 추게 할거야’ 등 역사를 희화하해 문제를 일으킨 바 있다.
그는 최근 중국 제작사인 쟈핑픽처스와 집필 계약을 맺었고 쟈핑픽처스는 올해 중 4~5편 드라마 제작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혀 이 같은 전철이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