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내 딸 아냐" 구미 여아 친모, '셀프 출산' 준비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24 14:20

수정 2021.03.24 14:20

경북 구미서 숨진 3살 여아의 외할머니로 알려졌지만 DNA검사 결과 친모로 밝혀진 석모씨가 지난 17일 구미경찰서에서 대구지검 김천지청으로 호송되고 있다. 뉴스1 제공
경북 구미서 숨진 3살 여아의 외할머니로 알려졌지만 DNA검사 결과 친모로 밝혀진 석모씨가 지난 17일 구미경찰서에서 대구지검 김천지청으로 호송되고 있다.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경북 구미에서 숨진 3세 여아의 친모로 밝혀진 석모(48)씨가 '셀프 출산' 등의 단어를 검색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2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석씨는 출산이 임박한 시점이었던 지난 2018년 자신의 휴대전화 등을 이용해 '출산 준비', '셀프 출산' 등의 단어를 검색했다.

경찰은 석씨가 출산 추정 시기인 2018년 1~3월 평소 입었던 옷 사이즈보다 큰 옷을 입고 다녔다는 증거도 확보했다.

또 석씨가 출산 이후 온라인으로 육아용품을 다수 주문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다만 경찰은 비슷한 시기 석씨의 딸 김모씨(22)도 여아를 낳은 만큼, 관련 사실을 '출산 증거'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DNA 검사 결과에 이어 정황 증거도 다수 발견됐지만 석씨는 여전히 출산 사실을 부인 중이다.

결국 경찰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석씨와 그의 딸 김씨, 전 사위의 DNA를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재검사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씨의 DNA 검사는 이번이 다섯 번째다.

대구지검 김천지청은 세 사람의 유전자 샘플을 채취해 지난 22일 국과수로 보냈다.

여러 차례 DNA 검사를 반복한 결과 모두 석씨가 친모라는 결과가 나왔지만 석씨는 수사 초기부터 현재까지 줄곧 출산 사실 자체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석씨뿐 아니라 딸인 김씨와 전 사위 역시 숨진 아이가 자신의 딸이라고 믿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석씨가 끝까지 출산사실을 부인함에 따라 경찰은 피해 아동의 친부를 찾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택배기사를 포함해 석씨의 주변 남성 100여명의 DNA를 채취해 검사하고 있다.

또 석씨의 임신과 출산을 확인하기 위해 170여군데의 산부인과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석씨가 비급여로 진료를 받은 사실이 있는지 등을 살펴보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석씨 주변인을 상대로 3~5년 전 석씨와 사귄 남성을 탐문하고 있다.

경찰은 여아를 빈집에 놔두고 이사해 숨지게 한 혐의로 딸 김씨를, 김씨의 아이를 약취한 혐의로 석모씨를 각각 구속해 검찰에 송치한 상태다.
석씨가 사라진 아이 행방에 대해 끝까지 함구할 경우 미성년자 약취혐의를 적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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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