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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文대통령, 주변 강경파와 달라..'총장' 발탁도 감사해"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25 10:36

수정 2021.03.26 09:33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뉴스1 제공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검찰개혁을 두고 문재인 정부와 연일 갈등을 빚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문 대통령은 강경파로 보이는 측근들과 생각이 다르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윤 전 총장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감사한 마음이 있다'는 취지로 심경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지난 22일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만나 현안에 관해 대화를 나눴다. 두 사람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함께 다닌 죽마고우(竹馬故友) 사이로,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창이다.


이날 윤 전 총장은 "문재인 대통령은 주변의 강경파 인사들과 다르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교수의 '현 정권에 복수심을 품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며 "어느 정부에서든 변함없이 검사로서 내 직분에 충실했다"고 적극적으로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자신을 현 정부 검찰총장으로 발탁해 준 문 대통령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이 이 같은 심경을 드러낸 것은 현 정부·여당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은 없다는 취지의 의미로 풀이된다. 만일 윤 전 총장이 본격적으로 정치 행보에 나설 경우 앞서 자신과 충돌해 왔던 여권과 대치하기 위함이 아니라, 그 동안 강조해 왔던 상식·법치를 바로 세우려는 목적이라는 것이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 4일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전격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우리 사회가 오랜 세월 쌓아 올린 상식과 정의가 무너지는 것을 더는 지켜보기 어렵다"고 토로한 바 있다. 그러면서 "검찰에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면서도 "우리 사회의 정의와 상식,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해 직에서 물러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윤 전 총장은 별다른 행보 없이 칩거하다가 지난 19일 '101세 철학자'로 불리는 김형석 명예교수를 만나 정치 등에 관해 대화를 나눴다. 이날 윤 전 총장은 '자신의 정치를 과연 해도 되는지' 등에 대해 물었다고 한다.
이에 김 교수는 "애국심 있고 그릇 크면 하라"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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