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둔촌주공 분양가 더 오르나…"특공도 안될듯" 예비청약자 불안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25 17:46

수정 2021.03.25 18:17

공시가 급등에 "4000만원 가나"
전용 59㎡, 3700만원 넘으면
집값 9억 초과돼 특공서 제외
국토부는 분상제 개선 만지작
내달 새 조합장 뽑고 재건축 속도
둔촌주공 분양가 더 오르나…"특공도 안될듯" 예비청약자 불안
공동주택 공시가격 급등으로 1만여 가구가 공급되는 올해 재건축 최대어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예비 청약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당초 3.3㎡당 3000만원 초·중반대를 예상했던 것과 달리 공시가 급등 영향으로 분양가가 4000만원을 훌쩍 넘을 거라는 우려에서다. 전문가들은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향은 분양가 산정과 직접 관련이 없다고 진단하면서도 지난 달 표준지 공시지가가 급등한 상황이라 고분양가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25일 부동산시장에 따르면 중개업소와 온라인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둔촌주공 분양가 상승에 대한 우려감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최근 공동주택 공시가가 급등하면서 당초 3000만원대로 예상되던 분양가가 3.3㎡당 4000만원을 넘는 게 아니냐는 분위기다.

한 예비청약자는 "당초 둔촌주공의 HUG 분양가가 2970만원이었는데, 분양가상한제를 택해 분양가가 16% 오른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 사례가 있고, 강동구 공동주택 공시지가가 27% 올랐으니 평당 4150만원 수준이 될 거 같다"고 걱정했다.
또 다른 예비청약자는 "9억원 이하면 특별공급을 노려보려 했는데 의미가 없어졌다"며 "이번 생애엔 서울에 내 집 마련의 꿈이 무산돼 버렸다"고 한탄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3.3㎡당 4000만원은 넘기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분양가는 공동주택 공시가가 아닌 표준지 공시지가에 따라 결정된다는 이유를 꼽았다. 공동주택 공시가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는 올해 27% 올랐지만, 표준지 공시지가로는 12.82% 상승했다.

표준지 공시지가는 개별 토지 공시지가를 선정하는 기준이다. 개별 공시지가는 재산세·종합부동산세 등 각종 세금 산정 자료로 활용된다. 감정평가업자가 개별적으로 토지를 감정평가할 때도 기준이 된다.

오학우 하나감정평가법인 본부장은 "강동구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분을 반영한 결과 땅값만 평당 3000만~3100만원 정도가 나온다"며 "여기에 건축비를 더하면 둔촌주공 분양가는 대략 3700만~3900만원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백준 J&K도시정비 대표도 "둔촌주공 일부 조합원들은 4000만원이 넘는 분양가를 희망하고 있지만, 기존 분양가와 가격차가 너무 크다"며 "급속도로 분양가가 오르는 부분에 대해 분양가 심의위원회에서도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둔촌주공 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속도를 내고 있다. 조합은 오는 4월 4일 새 조합장과 조합 임원을 선임하기 위한 임시총회를 연다.
둔촌주공 조합원은 그간 분양가 문제로 갈등을 겪다 지난해 8월 조합장을 해임시키고 조합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돼왔다. 다만 조합 입장에선 원베일리처럼 HUG 분양가가 무력화되는 문제가 불거지면서 국토교통부가 분상제 개선을 추진하는 건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분양가가 3700만원을 넘으면 전용 59㎡도 9억원을 넘겨 특별공급대상에서 제외돼 정부가 분양가를 억제할 가능성도 있다"며 "분상제 개선안을 놓고 정부와 조합 간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