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윤지선 교수 "보겸 피한 적 없다.. 신변 위협 느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26 05:10

수정 2021.03.26 09:14

윤지선 교수 "보겸 피한 적 없다.. 신변 위협 느껴"

유튜버 보겸의 ‘보이루’라는 표현은 여성혐오 용어라고 논문에 기재해 논란에 휩싸인 윤지선 세종대 교수가 자신은 보겸을 피한 적이 없으며 그와 논의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또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에서 많은 유튜버들로부터 신변 위협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윤 교수는 26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제가 보겸씨를 피해 다닌 게 아닌데 (보겸씨가 영상에서) 그렇게 오인하게 만들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한 신문사에서 이번 사안에 관한 질문지를 주며 저와 보겸씨의 인터뷰를 같은 지면에 내겠다고 하는데, 보겸씨 측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들었다”면서 “집단 사이버 공격을 유도하지 말고 공론의 장으로 나와서 무엇이 문제인지, 어떤게 억울한지 논리를 갖고 논의해보자”고 제안했다.



지난 22일 윤 교수가 진행하는 세종대 온라인 강의에는 외부인이 접속해 음란 사진을 공유하고 각종 욕설과 혐오 표현을 내뱉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40여명이 듣는 이 강의에서 그는 윤 교수에게 'X페미 교수', '난 촉법소년이라 법적 대응 안 통한다'는 등의 비난을 했다.

이에 윤 교수는 강의에 무단으로 들어온 외부인을 업무방해와 모욕,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조사해 달라는 고소장을 25일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에 제출했다. 학생들만 알 수 있는 강의 접속 링크가 유출된 경로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윤 교수는 “두 달 동안 계속 저를 찾아내기 위해 제가 전에 재직했던 가톨릭대나 철학연구회 등을 찾아가서 확성기 들고 조롱하고 비난하던 사람들이 있었다”면서 “그 강도가 점차 세지는 과정에서 제가 세종대에 들어온게 알려지면서 온라인 강의까지 침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윤지선 잡으러 간다’, ‘윤지선 찾으러 간다’며 세종대 정문을 찾아와 성희롱, 신변 위협성 발언을 하는 유튜버들이 한두명이 아니라 여러 명이라고 한다”며 “그래서 학교 측에서도 신변이 위협 받을 수 있으니 당분간 학교에 나오지 말라고 한다”고 전했다.

윤 교수는 2019년 철학연구회 학술잡지에 게재한 논문 ‘관음충의 발생학’에서 유튜버 보겸이 사용해 유행시킨 ‘보이루’라는 말이 여성 성기와 하이루의 합성어라며 여성혐오적 표현이라고 썼다.

이에 보겸은 ‘보겸+하이루’의 합성어일 뿐 여자 성기를 비하하는 표현이 아니라며 철학연구회 등에 문제를 제기했고 윤 교수가 이를 일부 받아들여 논문을 수정했다. 이로써 보겸이 문제 삼은 부분은 ‘보이루는 유튜버, BJ 보겸이 ‘보겸+하이루’를 합성해 인사말처럼 사용하며 시작되다가 초등학생을 비롯하여 젊은 2,30대 남성에 이르기까지 여성 성기를 비하하는 표현인 ‘XX+하이루’로 유행어처럼 사용·전파된 표현‘이라고 고쳐졌다.

하지만 보겸 팬들을 비롯한 많은 네티즌들은 ‘보이루’라는 말이 여성혐오 표현으로 사용된 적이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윤 교수는 “보겸씨가 여성혐오가 아니라는 의견을 학회에 제기해서 논문을 수정했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논문에 쓰인 ‘한남충’ ‘한남유충’ 등의 표현을 문제 삼는다”면서 “제 논문은 일반 남자가 아닌 디지털 성착취범들에 대한 논문인데도 전체 내용과 맥락에 대한 이해도 없이 남성혐오 논문으로 몰며 저에 대해 ‘교수에서 해임시켜야 한다’, ‘논문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목적이 다른 데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또한 “보이루라는 표현이 어떻게 여성혐오 의도로 사용됐는지 사회현상을 다루는 기사들을 기반으로 논문을 쓴 것이지, 제가 만들어낸 내용이 아니다”라며 “보겸씨가 그에 대한 인지가 없었다 하더라도 그 구독자들이 자신들만의 여성혐오 은어로 사용하게 된 것이며 이 밖에 ‘보’자로 시작되는 다양한 성적 은어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일련의 사태들과 관련해 “이런 비이성과 광기어린 여성혐오의 집단 난동을 멈추게 하려면 두려움과 침묵을 깨고 여성혐오 현상을 비판하고 저지할 대책과 법안,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우리의 미래 세대들이 여성혐오의 물결에서 해방될 수 있도록 함께 움직여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세종대는 윤 교수의 이번 고소와 별도로 학교 차원에서 법적 대응을 하기 위해 관련 자료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