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청 근무 가톨릭 성직자들의 월급을 깎는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교황청에도 경영난이 찾아온 데 따른 조치다. 교황청 소속으로 일하는 이들은 약 4800명이다.
AP통신은 24일(현지시각) 교황의 지시로 교황청이 오는 4월부터 추기경들의 월급을 10% 일괄 삭감한다고 보도했다. 부서장을 맡은 성직자들은 8%, 일반 사제나 수녀는 3%씩 각각 월급이 깎인다.
추기경 월급은 5000유로(약 700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톨릭계에서의 직위에 비해 많다고 여겨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시세보다 낮은 월세로 교황청 소유 넓은 평수 아파트에서 지낼 수 있는 혜택은 있다.
지난해 교황청은 9000만유로(약 1205억원)의 적자를 봤다. 올해 적자는 5000만유로(약 670억원)에 달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 같은 경영난은 바티칸박물관이 방역 수칙에 따른 봉쇄령으로 장기간 문을 닫아 입장료 수익이 크게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앞서 2019년 기준 바티칸박물관 유료 방문객은 600만명에 이르렀다.
이밖에 가톨릭 신자들의 헌금 규모도 축소됐고, 주식·채권 등 금융상품이나 부동산에 투자해둔 자산의 수익이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CIA(중앙정보국)의 팩트북에 따르면 2013년 기준 교황청은 3억1500만달러(약 3570억원) 수익을 달성했다.
AP통신은 “교황청이 최근 수년간 적자를 메우느라 비축해뒀던 예비비를 다 소진했다”며 “교황이 일반 직원들의 감원을 막기 위해 고위 성직자들의 월급을 깎는 방안을 선택했다”고 전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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