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영상채팅 중 상대방에게 신체 노출을 유도한 뒤 이를 촬영해 지인에게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는 '몸캠피싱' 피해에 대응하려면 초기에 전문가를 찾아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27일 디지털 성범죄 대응기업 라바웨이브에 따르면 몸캠피싱 협박 조직들은 피해자와의 관계 형성에 몇 주간 공들이며 연인관계를 가장하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쉽게 속는 경우가 많다. 라바웨이브 관계자는 "적절한 대응을 위해 초기에 전문가 상담하는 게 중요하다"며 "금전피해를 감수하고 협박범에게 돈을 건네더라도 사태가 마무리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몸캠피싱이란 영상채팅을 통해 상대방에게 신체 노출을 유도한 뒤 이를 촬영해 지인에게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는 범죄다. 협박범은 영상채팅 과정에서 '소리가 안 들리니 이 파일을 설치해달라'거나 '영상 화질이 낮으니 특정 채팅 어플로 영상통화를 하자'며 악성 앱을 깔도록 유도한다.
몸캠피싱은 보이스피싱에서 파생된 범죄다. 단순한 금전 손실 외에 피해자들의 명예 실추까지 따르면서 2014년에는 상황을 비관한 피해자가 사망하는 일도 있었다.
몸캠피싱은 협박범이 요구한 악성 앱을 설치하면서 시작된다. 압축파일 안의 특정 파일을 클릭하거나 'apk' 파일을 설치하면 파일 내 악성코드가 피해자 핸드폰 내 개인정보를 유출한다. 이를 통해 협박범은 녹화된 영상을 지인에게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며 돈을 요구한다.
몸캠피싱 관련 해킹 악성코드는 갈수록 교묘해져 주의가 필요하다. 과거에는 핸드폰 내 전화번호부 정보를 해킹하는 정도였지만 2020년 이후 해킹 수법이 급속도로 발달해 피해자 GPS 위치 정보나 문자메시지 수발신 내역, 통화 기록까지 확인할 수 있다. 설치앱 목록을 제어할 수도 있어 보안 앱을 삭제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몸캠피싱 피해자들의 90% 이상은 남성이다. 범죄 피해를 당해도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신고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협박범들은 이런 피해자 심리를 활용해 주변 여성 가족이나 지인에게 가장 먼저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다.
지난달에는 몸캠피싱을 통해 500명이 넘는 피해자로부터 22억원을 갈취한 일당이 검거되기도 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지난달 18일 국내에서 활동하는 5개 피싱조직 일당 45명을 붙잡아 21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지난해 2월부터 1년 간 몸캠피싱 등을 통해 511명으로부터 약 22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map@fnnews.com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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