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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물 마시면 이가 시린 이유 찾아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28 06:58

수정 2021.03.28 07:06

[파이낸셜뉴스]
프랑스 파리의 한 치과에서 지난 14일(현지시간) 치과의사가 치료를 하고 있다. 독일 연구팀은 찬 음식음 먹었을 때 이시림을 일으키는 경로를 찾아냈다면서 치료제 생산의 발판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사진=로이터뉴스1
프랑스 파리의 한 치과에서 지난 14일(현지시간) 치과의사가 치료를 하고 있다. 독일 연구팀은 찬 음식음 먹었을 때 이시림을 일으키는 경로를 찾아냈다면서 치료제 생산의 발판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사진=로이터뉴스1

과학자들이 아이스크림이나 찬 물 같은 차가운 음식을 먹었을 때 이가 시린 원인을 찾아냈다고 BBC가 2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과학자들은 이가 시리게 만드는 세포와 경로를 특정해냈고, 이들이 내보내는 신호도 포착했다. 갑자기 차가운 음식이 들어오면 이들 세포를 통해 뇌에 신호가 전달되고 이때문에 어떤 이들은 이가 시리고, 머리가 아뜩해지는 경험을 한다는 것이다.

특히 충치가 있거나 강한 양치질로 에나멜이 벗겨지는 등 치아부식이 있는 이들은 이 신호 전달통로가 노출돼 있기 때문에 이 시림 현상을 더 잘 겪게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시림 현상을 일으키는 세포들이 특정됨에 따라 관련 치약, 이에 붙이는 패치, 씹는 검 등을 통한 증상 완화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독일 프리드리히-알렉산더 에를랑겐-뉘른베르크대의 카타리나 짐머만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짐머만 교수는 "목표로 삼을 분자를 알고 있으면 치료 방법도 생긴다"고 강조했다.

'이 시림'을 일으키는 목표물질은 TRPC5다. 치아 모세포(odontoblast) 내에 존재한다.

치아모세포는 상아질로 구성돼 에나멜에 덮여있는 딱딱한 치아 외부와 부드러운 내부 섬유질(pulp) 사이에 자리하고 있다.

에나멜은 상아질과 달리 감각을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에나멜 바로 안쪽에 자리 잡은 상아질은 신경세포가 자리한 가장 깊숙한 내부의 섬유질과 연결돼 있어 얘기가 다르다.

치아부식으로 상아질이 한 번 노출되면 차가운 움식 또는 특정 액체가 일으키는 고통 같은 강한 자극을 느끼게 된다.

연구진은 쥐와 사람을 대상으로 고통이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이해하기 위해 고통을 느낄 때 세포들과 신경망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기록했다.

짐머만 교수는 BBC에 "보철물이 있는 경우 양성피드백이 훨씬 높은 TRPC5 채널이 많이 발견됐다"면서 "따라서 가는 조각들이나 씹는 검 등을 통해 TRCP5를 막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하면 이 시림 현상을 크게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이 시림 방지책으로 정향유(clove oil)를 꼽았다. 정향유는 중국 음식이나 양주 등에 향신료로 쓰이는 정향에서 추출한 기름이다.

짐머만 교수는 정향유에 담겨 있는 화학성분인 유제놀(eugenol)이 TRPC5 경로를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구진은 집에서 치료제를 만드는 것은 권장하지 않았다.
증상이 심한 이들은 집에서 스스로 치료제를 만들려 시도하기보다 치과 의사를 찾아볼 것을 권고했다.

한편 영국치과협회(BDA)에 따르면 치아 부식은 당이 함유된 음식을 먹거나 음료를 마신 뒤 치아를 산성 물질이 공격하면서 에나멜과 상아질이 흐물흐물해질 때 일어난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산이 치아에 구멍을 내고 결국 충치가 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