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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수탁’ 첫발 뗀 은행… 블록체인 투자 등 영역 확대 [개정 특금법 시행 가상자산 시장 판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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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은행들도 속속 시장 가세
기업·기관 자산 안전하게 보관
KB, KODA 통해 이달말 서비스
신한, KDAC 지분투자 등 활발
NH, 헥슬란트 등과 진출 공식화

‘가상자산 수탁’ 첫발 뗀 은행… 블록체인 투자 등 영역 확대 [개정 특금법 시행 가상자산 시장 판이 바뀐다]
개정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본격 시행으로 합법적인 가상자산 사업 근거가 확보됨에 따라 시중은행을 비롯한 기존 금융사들이 가상자산 시장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제도권 금융회사들이 기존 노하우를 바탕으로 디지털 자산 분야로 시장 확장에 나서는 것으로, 가상자산을 둘러싼 시장 주도권 경쟁도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탁' 통해 가상자산 시장 진출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3월 25일부터 시행된 개정 특금법을 계기로 제도권 금융사들의 가상자산 금융서비스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개정 특금법 시행으로 가상자산 사업자로의 지위를 획득하고 제도권 내에서 가상자산 금융 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길이 열리자 디지털자산 시장 확보가 급한 은행들이 가상자산 시장 확보에 나선 것이다.

금융사들은 우선 가상자산 수탁(커스터디)을 통해 첫발을 내딛고 있다. 투자 혹은 사업을 목적으로 대량의 가상자산을 보유한 기업 및 기관 고객을 대상으로 가상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해주는 것으로, 은행들이 수십년 이상 노하우와 신뢰를 확보하고 있는 영역이다. 기존 은행계좌의 비밀번호 역할을 하는 가상자산 '프라이빗키'를 물리적으로 안전하게 보관해주는 커스터니 서비스는 거래소에 맡긴 가상자산의 해킹이 우려되는 투자자를 위한 전문 서비스다.

특금법 제2조에서 가상자산사업자를 '가상자산의 매도 매수, 교환, 이전, 보관·관리, 중개·알선 등의 영업을 하는 자'로 규정했기 때문에 가상자산의 보관 및 관리를 하려는 금융업계도 신고 의무가 있다. 때문에 가상자산 수탁 서비스를 하려는 은행권도 사업자 신고를 준비 중이다.

가상자산 투자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지만 내부에 이를 관리하기 위한 전문인력을 갖추기 힘들고, 세무·회계 처리에 대한 지침이 명확하지 않아 직접 나서기 힘든 기업 고객이 주요 대상이 된다. 장기적으로는 고객이 맡긴 가상자산을 기반으로 다양한 금융 상품을 만들 수도 있다.

■KODA "ISMS 인증 후 신고"

지난 해 KB국민은행은 국내 은행권 중 가장 처음으로 가상자산 금융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KB국민은행은 블록체인 기술기업 해치랩스, 블록체인 전문투자사 해시드와 함께 제도권 수준의 가상자산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로 한국디지털에셋(KODA)이라는 가상자산 금융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KODA는 현재 가상자산 수탁 서비스 이용을 원하는 개별 고객기업들과 협의를 진행 중이며, 외부 기업 대상의 정식 가상자산 수탁 서비스 출시는 이달 말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해 법인 설립 후 KODA는 고객 프라이빗키의 안전한 보관을 위한 물리적 보안 작업에 집중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KODA는 기업의 수요에 맞춰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등 주요 가상자산들의 수탁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정보보호인증체계(ISMS) 인증을 받는대로 신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신한, KDAC 통해 가상자산 금융

신한은행도 올초 가상자산 금융사업을 공식화했다. 신한은행은 이미 지난해 3월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블록체인 전문기업 블로코, 가상자산 리서치기업 페어스퀘어랩이 설립한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에 지분투자를 결정하는 등 가상자산 금융 비즈니스 진출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KDAC도 KODA와 마찬가지로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등 가상자산 대장주를 중심으로 기업 대상의 가상자산 금융 서비스를 전개할 방침이다. KDAC은 우선적으로 가상자산 수탁 모델을 구축한 뒤 이를 기반으로 기업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수 있는 운용 서비스로도 확장을 고려하고 있다. KODA와 마찬가지로 ISMS 인증을 받는게 먼저다. 아직 명확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지난 해 나스닥 상장사인 마이크로스트레티지의 경우 현금성 자산을 비트코인에 투자해 3개월만에 최근 3년치 영업이익보다 많은 수익을 올렸다. 이에 비춰볼 때 국내 기업 역시 계속해서 가상자산 투자 수요가 발생할 것이란 낙관적 전망과 함께 종래에는 비트코인 투자가 대중화될 것이란 예측 등이 뒷받침됐다고 볼 수 있다.

■NH농협 등도 가상자산 금융 검토

NH농협은행도 지난해 블록체인 전문기업 헥슬란트, 법무법인 태평양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가상자산 수탁 사업 진출을 공식화한 바 있다. 이들은 개정 특금법 시행에 맞춰 가상자산 관련 비즈니스모델(BM)을 공동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NH농협은행 신임 행장이 올해 1월 취임 이후 디지털 금융부문에 대한 현안을 최우선적으로 점검하는 등 신규 디지털 금융 비즈니스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조만간 NH농협은행 주도의 가상자산 수탁 사업도 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국내 은행들은 국경 제한없이 넘나들 수 있는 디지털 자산이 앞으로의 새로운 금융서비스가 될 것이라 확신하는 것"이라며 "제도적 문제들로 은행마다 방향은 조금씩 다르지만 내부적으로 분주히 디지털 금융으로의 전환을 준비하는 점은 동일하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김소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