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월급처럼 매달 따박따박 배당받는 시대 오나

조윤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28 18:13

수정 2021.03.28 18:13

신한·SKT 등 분기배당 기업 늘어
주주친화책으로 배당안정감 높여
예금 대체재로 '분기배당주' 각광
월급처럼 매달 따박따박 배당받는 시대 오나
분기마다 배당을 실시하는 '분기배당' 기업이 속속 나오고 있다. 중간배당이 지배적인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 분기배당이 주주친화 경영을 위한 새로운 전략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 중 현재 분기배당을 실시하는 곳은 삼성전자와 포스코 등 5개사다. 유가증권 상장사 805개 중 0.6% 수준으로, 한 손에 꼽힐 만큼 적다. 그러나 분기배당을 하는 기업이 추가로 나올 전망이다. 신한금융그룹과 SK텔레콤 등이 최근 열린 주주총회에서 분기배당 시행 근거를 마련한 정관 일부 변경안을 통과시키면서다.


분기배당은 법에 따라 3월과 6월, 9월 말에 배당금을 지급할 수 있게 한 제도다. 연간 최대 배당횟수는 4회로, 1년에 최대 1회까지만 배당할 수 있는 중간배당보다 빈도가 잦다.

횟수가 늘 뿐 배당 총액이 늘어나진 않는 만큼 일각에선 분기배당이 '조삼모사'에 불과하단 비판도 나온다. 그러나 분기배당은 대표적인 주주친화책으로 꼽히는 제도다. 자주, 조금씩 배당함으로써 배당락일 전후로 발생하는 주가 조정폭을 완화시키고 주주들에게 배당에 대한 안정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김희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분기배당 도입은 실적이 견고해졌다는 것을 의미하고, 주주들에게 안정감을 제시한단 점에서 큰 의미 부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배당이 분기별로 이뤄지면 월세나 월급처럼 매달 배당을 받는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이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는 3월과 6월, 9월, 12월에 배당금을 지급한다. 애플의 배당월은 2월과 5월, 8월, 11월이다. JP모간은 1월, 4월, 7월, 10월이다. 이들 세 회사에 분산투자한다면 1월부터 12월까지 매달 배당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분기배당을 실시하는 기업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분기배당주'로 묶이며 새로운 테마 투자처가 되고 있다.
미국처럼 월마다 받는 전략은 불가능하지만 3개월마다 통장에 배당금이 들어오는 '쏠쏠한 배당'을 찾아 나선 모습이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지난 26일 주주총회에서 "최근 금융주에 대한 안정적인 배당을 기대하는 주주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분기든 반기든 안정적으로 공급할 필요가 커진다고 인식한다"고 밝혔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저금리 시대에 본격적인 머니무브(돈의 이동)가 발생하면서 나온 중요한 방향성 중의 하나는 이자수익을 배당수익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예·적금 등의 이자지급은 분기마다 이뤄지는 구조인데, 배당수익이 대체재 역할을 확대하려 한다면 지급 방식도 비슷하게 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jo@fnnews.com 조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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