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물 속 미세플라스틱을 찾고 잡아낸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30 12:00

수정 2021.03.30 12:00

KIST 서민아·유용상 박사팀, 광-전기 집게 개발
수직방향의 금속전극(금색)은 전기 집게(금색·파랑·금색 적층구조)의 역할을 해 물속에서 부유하는 미량의 초미세 플라스틱 및 생체분자 모사체(붉은색 점)을 포집한다. 수평방향의 나노갭 전극(직사각형 움푹패인 구조물)은 초미세 플라스틱 입자의 양과 종류에 따라 테라헤르츠 신호가 변하는 것을 민감하게 측정한다. KIST 제공
수직방향의 금속전극(금색)은 전기 집게(금색·파랑·금색 적층구조)의 역할을 해 물속에서 부유하는 미량의 초미세 플라스틱 및 생체분자 모사체(붉은색 점)을 포집한다. 수평방향의 나노갭 전극(직사각형 움푹패인 구조물)은 초미세 플라스틱 입자의 양과 종류에 따라 테라헤르츠 신호가 변하는 것을 민감하게 측정한다. K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머리카락 1000분의 1 두께만큼 매우 작은 플라스틱까지도 찾아내고 집어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수중 미세 물질이나 혈액·체액 속의 바이오마커 등을 검출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연구재단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서민아, 유용상 박사팀이 나노입자를 찾아내고 잡아 모을 수 있는 신개념 광-전기 집게를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기술은 직접 핀셋으로 집어내는 것이 아니라 전기적 집게이면서, 특정 파장의 빛을 이용한 광 센서로 액체 속의 미세 물질이나 바이오마커 등을 찾아낼 수 있다.

실험 결과, 피한방울(40마이크로리터)에 존재하는 1ppm(100만분의 1) 정도의 극미량 미세입자를 검출해 냈다.

연구진은 통상 혈액이나 타액 같은 액체상태 시료에 존재하는 ppb(10억분의 1) 수준의 극미량 바이오마커 추적과 분석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1초에 1조번 진동하는 전자기파인 '테라헤르츠파'는 파장이 매우 길고 빛에너지가 낮아 인체에 무해하다. 테라헤르츠파는 주로 비파괴검사 등에 이용된다.

그러나 물에 대부분 흡수되는 테라헤르츠파의 성질과 미량의 물질에 낮은 감도를 가진 특성 때문에 수중 미세물질을 포착하고 분석하는 연구에는 전혀 활용되지 못했다.

연구진은 수중에서의 신호손실을 막는 한편 신호증폭을 통해 감도를 수십~수백 배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이 기술의 핵심은 극미량의 나노입자를 포집하는 전기집게 기술과 메타 표면으로 인해 증폭된 테라헤르츠파 변화를 이용한 고민감도 광센서를 하나로 통합한 것이다.

미세입자의 존재와 모이는 정도마다 달라지는 굴절률 등에 따라 테라헤르츠파의 투과율이나 공명주파수가 달라지는 원리를 이용했다.

이 과정에서 물에 의한 테라헤르츠파의 흡수를 회피하고자 물을 통과하지 않는 반사형 센서 시스템을 갖추었다.
또 나노미터 크기의 미세구조를 가지는 메타물질 센서로 입자를 능동적으로 포집하면서 동시에 모니터링하도록 했다.

미세입자의 굴절률에 의해 미세하게 변화된 테라헤르츠파의 신호를 극대화시켜 관찰함으로써 형광표지 등의 전처리 없이 극미량의 미세입자를 비접촉식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3월 24일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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