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백신 접종 1년 안에 사망” 괴문서 1만장, 제작자는 목사였다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31 14:19

수정 2021.04.01 08:09

옥외 광고물 관리법 위반 방조 혐의 입건
“인터넷 떠도는 말들로 말들었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백신 맞으면 사지마비, 전신경련”, “백신 접종 1년 안에 사망”, “백신에 마이크로 칩 숨겨져 있다”
지난달 인천 시내 길거리에 붙었던 이 같은 명백한 거짓 내용의 전단지를 만든 범인은 대전의 한 교회 목사로 드러났다.

31일 경찰에 따르면,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옥외 광고물 등 관리법 위반 방조 혐의로 목사 A씨(66)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1월 6일 대전시에 위치한 한 인쇄업체에 의뢰해 제작한 코로나19 백신 관련 괴문서를 신도 B씨(68)가 인천 시내 길거리에 붙이도록 방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지난달 8일 인천시 남동구 일대 버스정류장, 전봇대 등에 이 같은 전단지 33장을 붙이고 다녔다.

A4 용지 1장짜리 이들 괴문서에는 ‘백신 맞으면 사망. 이제 곧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하지만 절대 맞으면 안 된다.
백신에 마이크로 칩이 숨겨져 있다.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얼토당토않은 내용들이 주사기 사진과 함께 적혀 있었다.

이뿐 아니라 ‘백신 부작용. 전신경련. 사지마비. 심정지. 백신 접종 후 1년 안에 사망’이라는 허위 정보도 쓰여 있었다.

A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교회 안에 이 같은 내용의 괴문서 1만장을 쌓아뒀고, B씨 등 신도들은 안수기도를 받으러 교회를 갔다가 이를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4일 112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다음 날 B씨를 붙잡은 뒤 이를 제작한 A씨도 검거했다.

목사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유튜브 등 인터넷에 떠도는 말들로 문서를 만들었다”고 진술했고, 신도 B씨는 “배운 게 없어 한글을 잘 모른다.
교리가 담긴 교회 전단인 줄 알고 길거리에 붙였다”고 말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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