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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협 "쿠팡 美상장, 국가적 손실…차등의결권제 필요"

뉴시스

입력 2021.03.31 16:46

수정 2021.03.31 16:46

(출처=뉴시스/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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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31일 "쿠팡과 같은 유니콘 기업의 해외상장은 국가적 손실"이라며 "글로벌 거래소 사이 경쟁관점에서 차등의결권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상장협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차등의결권 제도와 관련 "글로벌 자본시장과 유사한 수준으로 도입해야 한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차등의결권이란 창업주나 최고경영자(CEO)가 가진 주식에 보통주보다 큰 힘을 부여해 적대적 인수합병(M&A) 등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경영권 방어 수단이다. 국내에서는 차등의결권이 경영 세습과 지배력 남용을 정당화한다는 반대 목소리로 아직 도입되지 않았다.

상장협은 "차등의결권 제도에서 가장 선진적인 미국 자본시장은 창업자와 재무적 투자자가 서로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협의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재량권을 인정한다"며 "최근 이를 도입한 국가들은 미국 기업들의 운영 사례를 참고해 상장규정으로 일정 요건을 갖춰 상장하도록 제한을 두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니콘 기업의 상장은 한 국가의 자본시장 수준과 규모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이자 세수를 결정하는 요인"이라며 "상장회사의 경영권 보호 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차등의결권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 유일의 3%룰과 감사위원 분리선출제, 주주총회 결의요건 등을 고려해도 포이즌 필과 같이 기존 상장사 전체를 위한 경영권 보호 수단 도입 논의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뉴욕=AP/뉴시스]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첫날인 11일(현지시간) 쿠팡 배너가 정면을 장식한 뉴욕증권거래소 앞에서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쿠팡은 종목 코드 CPNG로 뉴욕 증시에 입성했다. 2021.3.12.
[뉴욕=AP/뉴시스]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첫날인 11일(현지시간) 쿠팡 배너가 정면을 장식한 뉴욕증권거래소 앞에서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쿠팡은 종목 코드 CPNG로 뉴욕 증시에 입성했다. 2021.3.12.

최근 정부 주도로 추진 중인 벤처기업법상 차등의결권제 도입 논의에 대해서는 "정부안은 차등의결권 주식을 발행할 수 있는 대상을 중소벤처기업으로 제한하면서 상장규정이나 당사자간 협의로 정할 사안까지 모두 법으로 규정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상법에서 차등의결권 주식 발행을 허용하고 이를 거래소 판단에 맡기는 것이 글로벌 기준"이라고 지적했다.

차등의결권 제도가 창업자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창업자와 투자자 사이 협의를 거치고 주주총회 결의가 필요하다. 상장심사 과정에서 차등의결권 주식 발행 필요성이 인정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차등의결권이 있으면 어떤 의결이든 다 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에는 "창업자와 투자자 사이 협의와 상장규정 등을 통해 일정 안건에 대해 차등의결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투자자 입장에서는 IPO(기업공개)를 통한 투자회수와 관련 협의 사항이며 거래소 입장에서는 글로벌 증권거래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상장 유인책"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장규정 등에서 차등의결권 주식의 상속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경영권 세습의 도구라는 일각의 비판에도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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