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커지는 반대매매 공포, 빚투 역대 최고치 찍었다

조윤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31 17:29

수정 2021.03.31 18:07

신용공여잔액 22조2300억원
거래대금 감소에도 대폭 늘어
미수금대비 반대매매 비중 급증
커지는 반대매매 공포, 빚투 역대 최고치 찍었다
주식시장이 횡보하는 가운데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가 역대 최고치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도 급격하게 높아져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거래대금·예탁금 감소에도 '빚투'는 사상 최대

3월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월 일평균 주식시장(유가증권+코스닥) 거래대금은 26조2024억원으로 전월 대비 19.05% 줄었다. 지난 1월 일평균 거래대금이 43조 가까이 치솟은 이후 2개월 연속 쪼그라드는 추세다. 거래대금이 줄면서 일평균 투자자예탁금도 지난 1월 69조여원에서 64조여원으로 5조원 가까이 감소했다.

그러나 신용공여잔액만 22조2388억원으로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998년 7월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대규모다.
신용공여잔액은 개인이 보유한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규모를 보여주는 지표다. 빌린 돈은 주식투자에만 쓸 수 있기 때문에 '빚투'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거래대금이 줄면 투자자예탁금이 줄고 뒤이어 신용공여잔액도 함께 줄어드는 일반적인 흐름과 반대되는 모습이다.

안진철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월과 비교할 때 거래대금이 줄기는 했지만 주식투자 인구는 늘었고 또 저금리 상황 속 부동산 투자엔 한계가 생긴 소위 '큰 손' 투자자들도 증시로 돌아오면서 신용이 늘어난 것"이라며 "미 국채 금리 상승에 따른 1차 증시 충격은 이미 시장에 반영돼 이젠 오를 수 있단 기대감도 작용한 듯하다"고 말했다.

■반대매매도 급증, 투자자 주의 필요

문제는 증시가 상승하지 못할 경우 빚을 내 산 주식들이 투자자와 주가에 큰 손해를 입힐 수 있단 점이다. 투자자가 빚을 제때 갚지 못하거나 빚으로 산 주식의 담보비율이 일정 선 이하로 떨어지면 증권사가 해당 주식을 강제로 팔아버리는 '반대매매'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3거래일 연속 코스피 3000선이 무너졌던 지난 8~10일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각각 7.2%, 8.0%, 9.7%에 육박했다. 이 기간 반대매매 금액은 893억7100만원에 이른다. 증권업계에선 통상 이 수치가 7%를 넘기면 반대매매 실현율이 높은 것으로 본다.

심지어 코스피가 2996.35에 마감했던 지난 24일 반대매매가 실행된 금액은 265억200만원으로 미수금의 10.6%에 육박했다. 이는 올해 최고치로, 2010년 이후 11년간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이 10%를 넘긴 것은 총 9번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빚투'를 경계하고 나섰다.

안 연구원은 "신용융자잔고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해 지수가 추가로 약세를 보일 경우 단기간 하락폭을 깊게 만들 수 있다"며 "주가가 하락해 반대매매가 많아지면 주가는 더 떨어지고, 그러면 또 반대매매가 많아져서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는 식"이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빚투'를 해서라도 주가 체력이 강해지고 예탁금 보완도 강해지면 좋은데 중요한 것은 정작 예탁금은 줄어들고 있단 점"이라면서 "시장 체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jo@fnnews.com 조윤진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