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제약

에이비엘바이오 이상훈 대표 "이중항체로 면역항암제 시장 공략"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3.31 17:39

수정 2021.04.01 08:41

이중항체 전문기업 에이비엘바이오 이상훈 대표
이중항체 플랫폼 원천기술 보유
회사설립 5년만에 기술수출 7건
이중항체 면역항암제 후보물질로
국내 최초 美 FDA 임상1상 진입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 사진=서동일 기자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 사진=서동일 기자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면역항암제 분야에서 국내 최초로 미국 임상에 진입해 주목 받고 있다. 이 회사가 보유한 이중항체 플랫폼은 다양한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핵심기술이다. 독자적인 이중항체 플랫폼의 원천기술을 보유한 만큼 다양한 이중항체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을 구축해 관련 기술도 수출하고 있다. 올해는 글로벌 임상1상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플랫폼 기술수출에도 공을 들일 계획이다.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 보유

3월31일 경기 성남시 대왕판교로712번길 에이비엘바이오에서 이상훈 대표를 만났다. 이 대표는 이중항체 전문기업 에이비엘바이오를 2016년 2월 설립했다.
이중항체란 하나의 항체(면역물질)가 서로 다른 두 개의 항원(병원균)에 결합하는 기술이다. 하나의 항체가 단 하나의 항원에만 결합하는 기존 단일항체 대비 효능이 뛰어나고 부작용이 적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이중항체 신약은 단 3건뿐이다. 그만큼 확보하기 어려운 기술이다. 현재 전세계 이중항체 임상은 약 60건 진행되고 있으며 대부분 항암제다.

이 대표는 "항암제는 화학항암제(1세대), 표적항암제(2세대), 면역항암제(3세대)로 발전해왔다. 면역항암제는 부작용이 적고 효능이 높은 대신 환자의 반응률이 낮은 것이 단점인데 이에 대한 새 대안이 이중항체"라며 "이중항체 구조는 한쪽에 암을 공격하는 항체를 붙이고 다른 쪽에는 면역 세포를 활성화하는 항체를 붙인다. 한쪽은 암에 붙고 다른 쪽 항체가 T-Cell, 면역 세포를 유도해서 암을 공격하는 기술이다"고 설명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서로 다른 항체 2개를 붙이는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대표적 면역항암제 플랫폼은 '그랩바디티(Grabody-T)'다. 플랫폼 기술이란 원천기술을 토대로 다양한 질환, 약물에 적용할 수 있어 한 기술로 다양한 의약품을 개발할 수 있다. 파이프라인만 개발하면 기술수출 또는 신약 개발로 선택지가 좁다. 하지만 플랫폼은 파이프라인 개발·수출과 동시에 플랫폼 기술 그 자체도 수출이 가능해 한 번의 기술수출에만 그치지 않는다.

이 대표는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다는 건 회사가 계속 파이프라인을 자체 개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유방암, 대장암, 위암 대상으로 한 다양한 항체를 이중항체에 붙이는 게 가능하다"며 "신약 개발은 어려운 일인데 실패 후 다시 도전하려면 플랫폼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 세계 100여개 넘는 이중항체 플랫폼이 개발되는 상황에서 그랩바디티 플랫폼의 차별점은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항체 4-1BB가 종양미세환경에서만 활성화되도록 설계된 점이다. 이 대표는 "4-1BB는 단독항체로 사용할 경우에 간 독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랩바디티는 종양미세환경에서만 4-1BB를 선택적으로 T세포를 활성화시켜 부작용을 극복하고 안전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FDA 임상 1상 승인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관련 파이프라인 임상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신생혈관억제 이중항체 항암제 ABL001은 국내 최초 이중항체 임상1상에 진입해 개발 중이다. 올해 들어 이중항체 면역항암제(고형암) ABL503 역시 이중항체로는 국내 최초 미국 FDA 1상에 진입했다. 지난 29일에는 이중항체 면역항암제(췌장암, 위암) ABL111도 미국 FDA 1상을 진행 중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앞으로 플랫폼 기술수출 성과를 올리겠다는 목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설립 후 국내외 회사와 후보물질에 대한 7건 기술수출 성과를 올렸다.
지난해는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와 공동 개발한 ADC(항체-약물 복합체) 항암제 후보물질의 개발 및 전세계 판권(한국 제외)에 대해 중국 시스톤 파마수티컬스와 약 4124억원 규모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이 대표는 "미국 임상1상에 오른 2개 후보물질 연구를 연내 원활히 진행해 향후 기술수출의 밑거름을 쌓을 계획이다.
임상 진입 후 후보물질의 유효성 평가를 하면 기술이전 가치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향후 플랫폼 기술과 후보물질을 묶어 공급하는 방안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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