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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개발 후보지 '졸속 선정'… 주민의견도 안듣고 일방통행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4.01 18:20

수정 2021.04.01 18:20

공공주택 후보지 선정 후폭풍
영등포역세권 일부구역은 중복
신길2구역 등은 민간재개발 추진
구청 "주민동의 10% 안되면 취소"
도심개발 후보지 '졸속 선정'… 주민의견도 안듣고 일방통행
2·4공급대책의 첫 서울 도심공공주택 복합사업 후보지 발표 후 '졸속 선정'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특히 역세권 후보지가운데 최대 규모인 영등포역세권의 경우 일부 구역이 2차 공공재개발에 신청했다가 보류된 도림동 지역과 중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도림동 주민들은 공공재개발 후보지에서 보류된 배경에 영등포역세권을 도심복합사업 후보지로 편입하기 위한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신길2구역 등 일부 후보지는 민간재개발을 추진하던 중인데 주민 의견 청취없이 일방 선정되면서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1일 정비업계 및 영등포구청 등에 따르면 전날 도심공공주택 도심복합사업 후보지로 발표된 영등포역세권 지역의 일부가 공공재개발에 도전했던 도림동 26-21의 일부 지역과 중복됐다.

도림동 주민들은 "선정 요건인 영등포역 인근의 노후도를 맞추기 위해 도림동 일부까지 포함시킨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품고 있다. 이들은 "역세권 개발 후보지 지정을 철회해야 한다"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에까지 올렸다.

글쓴이는 "공공재개발 2차 신청지였던 도림동 26-21구역을 선정보류로 발표한 후 공공주도 개발예정지로 영등포역세권이 중복구역으로 지정됐다"며 "추후 도림동이 공공재개발에 재도전할 경우 심사기준이 될 중복면적에 대한 노후도 등에 침해를 받았다고 보여진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영등포역세권 개발이 추진된다면 도림동의 노후도는 점차 떨어지게 되고 개발마저 추진이 어려워 공공재개발에 동의한 소유주들의 불이익이 발생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이미 공공재개발 공모를 신청한 구역이 일부 포함된 중복 계획 발표는 개발정책의 이중성과 기존 공공재개발을 공모한 소유주들을 기만한 것"이라면서 "공공재개발 2차 선정에 보류된 구역은 종결 시까지 공공주도의 개발 사업을 중복 추진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영등포구청 관계자는 "일부 구역이 중복된 것은 맞지만, 주민들의 의견에 따라 향후 탄력적으로 조정이 가능하다"며 "아직 영등포역세권은 후보지일뿐 주민동의율 10%가 안되면 없던 일이 될 수 있어 강제성이 있는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구역중복 여부를 구청에서 사전에 인지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청에서는 최근 개발민원이 많았던 곳들을 중심으로 리스트를 추렸고,이를 국토부에 제출했다"면서 "이후 최종구역 선정 등은 국토부에서 했다"고 밝혔다.

다른 후보지들의 불만도 속출하고 있다. 일부 후보지는 민간재개발을 추진하고 있었는데 공공 주도 개발 후보지로 선정돼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저층주거지 개발지로 선정된 신길2구역이 대표적이다.

신길동 A공인 관계자는 "신길2구역의 경우 민간재건축으로 진행 중이었는데, 어제 후보지로 발표되며 주민들이 당황해하고 있다"면서 "사전에 어떠한 의견파악이 없었는데 갑작스러운데다 공공주도라고 하니 꺼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1차 후보지중 최대인 4139가구가 공급되는 은평구 증산4구역의 경우는 후보지지정 반대입장문을 국토부와 서울시에 발송한 상태다. 이곳도 뉴타운 정비구역 해제후 다시 민간재개발을 추진하기 위해 준비 중이었는데, 은평구청에서 갑자기 저층주거지 사업 후보지로 신청하겠다고 하자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각 구청에서는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제대로된 검토없이 후보지로 올린 것으로 보이고, 국토부 역시 일단 발표부터하고 선도사업을 빠르게 시작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제대로된 검토없는 후보지 지정은 사실상 무의미해 보이고, 오히려 주민반발이 커지는 역효과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