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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창업자 밀턴, 지분 팔았다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4.04 05:37

수정 2021.04.04 05:37

[파이낸셜뉴스]
미국 수소·전기트럭 업체 니콜라 창업자 트레버 밀턴이 지난달말 지분 일부를 4900만달러에 매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2019년 12월 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밀턴이 자사의 트럭을 소개하는 모습. 사진=로이터뉴스1
미국 수소·전기트럭 업체 니콜라 창업자 트레버 밀턴이 지난달말 지분 일부를 4900만달러에 매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2019년 12월 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밀턴이 자사의 트럭을 소개하는 모습. 사진=로이터뉴스1

미국 수소·전기트럭 업체 니콜라를 창업한 트레버 밀턴이 니콜라 지분 가운데 4900만달러어치를 매각했다.

3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밀턴은 지난달 31일 니콜라 주식 350만주를 주당 13.89달러에 매각했다.

밀턴은 "니콜라는 사기"라는 니콜라 공매도 세력 힌덴버그 리서치의 분석보고서가 나온 뒤 공방을 벌이다 결국 지난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났고, 이후 회사 경영에서 손을 뗐다.

FT는 밀턴의 지분 매각 사실은 거래 이틀 뒤인 2일 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웹사이트에 올라오면서 알려졌다면서 밀턴이 자신의 지분 매각 사실이 공개되는 것을 꺼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부활절 연휴를 맞아 언론들도 조용한 가운데 기사가 한가한 이 틈을 노렸을 것이란 분석이다.

밀턴이 매각한 가격 13.89달러는 지난해 힌덴버그 보고서가 나오기 전 최고치 93.99달러에 비해서는 크게 낮은 가격이지만 52주(1년) 최저치 10.51달러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창업자 밀턴은 니콜라에 대한 힌덴버그의 주장에 대해 미 법무부와 SEC가 조사를 벌이는 와중에 지분을 매각했다.

앞서 힌덴버그는 지난해 9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니콜라를 '복잡한 사기'라고 주장했다. 니콜라는 사기라는 힌덴버그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맞섰지만 니콜라의 개발 상황이나 기술력 등에 관한 밀턴의 언급은 부분적으로 또는 완전히 잘못된 것이었다고 인정했다.

니콜라는 컨셉트카만 있을 뿐 아직 단 한 대도 생산하지 못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니콜라는 지난해 6월 특수목적합병법인(스팩·SPAC)과 합병을 통해 우회상장하면서 엄청난 인기몰이를 했다.

니콜라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처럼 세르비아계 미 발명가인 니콜라 테슬라의 이름을 딴 업체라는 점 뿐만 아니라 밀턴이 테슬라 공동창업자 겸 CEO인 일론 머스크처럼 트위터에서 많은 팔로워를 거느린 인기 스타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니콜라가 본격적인 주목을 받은 것은 지난해 9월이었다.

자동차 출하 규모 미 최대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가 니콜라 지분을 일부 갖는 대신 니콜라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전기차 기술도 일부 전수하며, 생산도 대신 하겠다고 밝히면서 니콜라 몸값이 치솟았다.

그러나 GM 발표 이틀 뒤 곧바로 힌덴버그 보고서가 나오면서 니콜라는 나락으로 추락했다. 1주일 사이 천당과 지옥올 동시에 오간 것이다.

힌덴버그 보고서가 처음 나왔을 때 니콜라는 주가 하락으로 큰 이득을 보는 공매도 세력 힌덴버그가 악의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며 반박했지만 이후 조금씩 그 주장들을 시인했다.

특히 밀턴이 2019년 동영상을 통해 자사의 초기 트럭 모델 '니콜라 원'이 온전히 제 기능을 발휘한다며 트럭이 '움직이는' 모습을 공개했지만 이는 사기에 가까운 것으로 밝혀졌다. 니콜라는 언덕 아래로 트럭을 굴려 마치 정상적으로 운행하는 것처럼 조작했다는 점을 시인했다.

니콜라는 문제가 커지자 밀턴과 관계를 잘라버렸다.

CEO에서 물러나게 한 뒤 회사 경영에도 간섭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러나 밀턴은 여전히 니콜라 최대 주주다. 지분 21%를 갖고 있다.

지난주 매각에도 불구하고 최대주주 자리에는 변함이 없다.

2위 주주는 현 CEO인 마크 러셀이다.
그러나 그의 지분은 11%에도 못미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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