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반경제

정규직도 퇴근후'인강' 코로나發 자격증'열풍'

홍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4.04 18:20

수정 2021.04.04 18:20

직장인·취준생 '고용불안' 확산
작년 응시자 6% 늘어난 111만명
전기기사·제과기능사 등 인기
지게차운전 4만5천명 취득 최다
정규직도 퇴근후'인강' 코로나發 자격증'열풍'
정규직도 퇴근후'인강' 코로나發 자격증'열풍'
코로나19 여파로 자격증 따기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로 젊은층의 취업문이 막히고 정규직 일자리마저 위태로워지면서 자격증 시장으로 인파가 몰렸다. 코로나19가 휩쓴 지난해 응시자가 일부 업종의 경우 전년보다 두배 이상 늘어난 데 이어 자격증 관련 온·오프라인 학원 및 교재시장도 특수를 맞았다.

■취업·생업 위해 자격증 확보 '붐'

4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2020년 상공회의소가 시행하는 국가·민간자격증 총응시자 수는 111만1028명으로, 전년 대비 약 6% 증가했다. 2019년 응시자 수는 104만4158명이다.

통계로 잡힌 숫자만으로도 전년보다 크게 늘었지만 자격증 확보를 위한 실제 체감온도는 이보다 더 뜨겁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 상공회의소 측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응시인원이 소폭 늘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시험장 확보가 어려워 접수를 못하고 다음 회차로 밀린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상공회의소의 경우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지난해 3월 한달간이나 모든 자격시험을 일시 중단한 데다, 시험일정이 밀렸지만 응시자 수가 늘어난 것이다.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한 교실에 배정할 수 있는 응시인원이 줄어 시험장 확보가 어려웠다. 상공회의소는 통상 25명씩 배정하던 인원을 12~15명으로 크게 줄였다.

국가자격시험을 주관하는 한국산업인력공단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어려움에 재취업을 준비하거나, 생계와 연관돼 있는 분들은 시험에 응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산업인력공단은 495종의 국가자격증을 발급하고 있다. 공단도 코로나19로 인해 일부 시험을 한시적으로 중단하거나 연기했지만 응시자 수는 꾸준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특히 회사에서 나와 실제 전문직 생업으로 직결 가능한 자격증이 인기다.

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 건설, 안전관리 분야 자격증 응시인원이 크게 늘었다. 산업안전에 대한 관심과 요구 수준이 한층 강화됐기 때문이다. 현 정부는 '산재사망자 절반 감축'을 국정목표로 현장 단속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전기기사, 제과기능사, 산업안전기사, 전기산업기사, 산업안전산업기사, 소방설비기사, 건축기사, 건설안전기사, 온수온돌기능사, 대기환경기사 등 10종은 지난 5년간 응시인원이 한 번도 줄지 않고 계속 증가했다. 응시자 수로 보면 지난해 전기기사 9만8792명, 제과기능사 6만2220명, 산업안전기사 5만9744명, 전기산업기사 5만2616명, 산업안전산업기사 3만8845명으로 모두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

■학원·교재도 대박

자격증 붐은 관련 학원가의 대박으로 이어졌다. 전국 14개 지점을 가진 A 요리학원은 "한식조리기능사는 꾸준히 인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수용을 다 못해서 대기까지 있는 상황"이라며 "자격증을 따고자 하는 사람은 많은데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한반 인원도 줄고, 다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 인터넷 강의와 교재 시장도 활황이다. 공무원·자격증 교육업체 에듀윌에 따르면 지난해 에듀윌이 출간하는 굴착기, 지게차 운전기능사 필기 교재, 조리기능사 교재의 판매량은 2019년 대비 모두 크게 증가했다.

지게차 208%, 굴착기는 174% 폭증했고 조리기능사도 32% 늘었다. 전기기능사는 온라인 강의 수강건수도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로 택배 수요가 증가해 각 물류센터의 업무량이 늘었고, 이에 지게차 등 운송 관련 자격증 수요가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산업인력공단이 시행하는 495종 가운데 지난해 가장 취득인원이 많았던 자격증은 지게차운전기능사다. 지난해에만 4만5182명이 이 자격증을 땄다.
이어 전기기능사(2만1647명), 굴착기운전기능사(1만9342명), 한식조리기능사(1만8572명), 건축도장기능사(1만6353명) 순이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