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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놓고 시간 끄는 HAAH

김병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4.05 18:33

수정 2021.04.05 18:33

인수의향서 없이 추가 시간 요청
은성수 "마지막 기회 줘봐야"
법원, 법정관리 결정 여부 주목
서울회생법원이 제시한 시한까지 쌍용자동차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지 않은 미국의 HAAH오토모티브가 추가 시간을 요청했다. 사실상 회생 절차(법정관리) 개시를 유예해달라는 입장이지만 법원은 이르면 이번 주 회생 절차 개시 결정을 할 것으로 알려져 법원의 결정이 주목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5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투자업권 최고경영자(CEO)'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LOI가 오지는 않았지만 (인수를) 안 한다고는 하지 않고, 시간을 달라고 했던 것 같다"면서 "동시에 법원에선 회생 절차에 대해 채권단의 의견이 무엇인지 문의해 왔다"고 말했다.

앞서 법원은 지난 3월 31일까지 쌍용차에 LOI 제출을 요구했지만 HAAH는 묵묵부답인 채로 기한을 넘겼다. HAAH는 쌍용차 인수에 참여할 재무적투자자(FI) 설득에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HAAH가 FI 설득을 위한 시간을 더 달라는 것으로 해석된다.


은 위원장은 HAAH측에 마지막 기회를 줘야 한다는 시각이다. 그는 "HAAH에는 '시간을 끌 수 없으니 의견을 달라. 의견을 보내지 않으면 더 이상 없는 것이 될 것'이라고 해야 할 것 같고, 법원에는 '저쪽에 이런 사정이 있으니 조금만 시간을 줬으면 한다'는 의견을 내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이어 "할 수 있다면 쌍용차 노사와 채권단, 협력업체 모두가 조금씩 양보해 쌍용차가 살아나는 게 모두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지혜를 모으는 데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쌍용차는 HAAH측의 인수의향서를 기다리는 입장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은 위원장의 얘기처럼 HAAH가 인수를 포기한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협상은 계속 진행된다"면서 "법정관리 개시 이전에 LOI가 오면 법원의 판단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법원도 쌍용차 법정관리 개시의 후폭풍을 의식하는 분위기다. 지난 2월 자율 구조조정 프로그램(ARS)이 끝난 뒤에도 보정명령으로 3월 말까지 추가 협상기간을 부여했고, 법정관리가 개시되더라도 조기졸업하게 만들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HAAH측이 추가적인 시간을 요청하면서 법정관리 개시가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법원은 당초 이르면 오는 8~9일 쌍용차의 법정관리 개시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인수를 위해 3~4곳이 준비에 나서고 있지만 채권단은 HAAH 이외의 후보에는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도 현재로선 변함이 없다.
투자계획서 등을 제출받은 뒤 자금지원 여부 등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cynical73@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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