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업·종목분석

‘4월의 용돈’, 13조 늘어난 배당금…증시 훈풍 이끌까

김민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4.06 16:26

수정 2021.04.06 16:43

‘4월의 용돈’, 13조 늘어난 배당금…증시 훈풍 이끌까
[파이낸셜뉴스] 3월 주총시즌이 끝나고 재무제표 승인을 마친 기업들이 4월 '배당 시즌'을 맞아 본격적으로 배당지급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삼성전자의 특별배당 등의 영향으로 상장기업들이 전반적으로 배당을 늘린 만큼 증시에 재투자가 이뤄져 지수 상승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크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 12월 결산법인 530개 기업의 2020년 배당금 총액은 33조167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현금배당을 실시한 법인은 528개사의 배당금 총액 20조6903억원 보다 13조원이나 늘어난 수치다.

올해는 아직 결산배당을 발표하지 않은 기업과 무배당 기업을 제외하고 4월 중으로 약 1110여개의 기업들이 배당을 진행한다. 특히 삼성전자가 보통주와 우선주 합쳐서 총 13조1242억원의 결산배당금을 지급해 코스피 통틀어 배당금총액 순위 1위에 올랐다.
신한지주(8038억원), SK하이닉스(8003억원), 현대자동차(7855억원), 한국전력(7806억원), LG화학(7783억원) 등이 배당금 총액이 높은 기업이다.

삼성전자의 배당금총액이 지난해 보다 약 10조7000억원(보통주+우선주 합계)이 늘어나면서 코스피 배당금 총액 역시 급등했다. LG화학도 약 8000억원의 배당금총액이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16일 보통주와 우선주 모두 배당을 지급한다. 보통주는 주당 1932원으로 시가배당률은 2.6%다. SK하이닉스는 보통주 기준 주당 1170원을 배당한다. 한국전력은 1216원으로 시가배당률 4.5%다. 신한지주도 보통주 주당 1500원으로 시가배당률 4.5% 수준이다.

시가배당률이란 배당금이 배당기준일 주가의 '몇 %' 인가를 나타낸 것이다. 기업에 따라 주가가 달라 시가배당률이 높을수록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지만 시가배당률이 높을수록 주주들에게 이익을 많이 돌려준다고 볼 수 있다.

올해의 경우 보통주식의 시가배당율이 높은 순으로 보면 대신증권이 8.6%로 가장 높다. 주당배당금은 1200원이다. 이어 메리츠금융지주, 유수홀딩스도 시가배당률 8.6%로 각각 주당 900원, 500원을 배당한다.

이외 메리츠증권(8.3%) 320원, 메리츠화재(7.9%) 1280원, 동아타이어(7.9%) 800원, 한양증권(7.9%) 750원, 케이탑리츠(6.7%) 80원, 동부건설(6.6%) 900원, 아이마켓코리아(6.4%) 600원 등이 시가배당률이 높은 편이다. 주당 배당금으로는 현대중공업지주가 1만8500원, 한국쉘석유가 1만4000원, 고려아연 1만5000원, 영풍 1만원, LG화학 1만원 등으로 높은 편이다.

올해 배당이 늘어나면서 배당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코스피가 횡보를 지속하는 가운데 배당률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이 이익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다는 뜻이고 밸류에이션 부담도 낮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시기적으로도 배당금을 받고 재투자가 이뤄지는 4월이 배당주 투자 적기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성장주발 변동성 장세에 배당주의 매력이 높아질 수 있는 구간”이라며 “2014년 이후 코스피의 4월 평균 수익률은 3.1%였지만 코스피200 고배당지수는 4.7%로 더 높았다”고 밝혔다.

올해 배당수익률(컨센서스)을 5%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장사는 19곳이다.

웅진씽크빅의 경우 배당수익률이 6.78%, 주당배당금(DPS)은 230원으로 추정된다. 금융주도 올해도 높은 배당수익률이 전망된다. 삼성증권의 배당수익률은 6.63%, DPS는 2574원으로 관측됐다. J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배당수익률은 각각 6.51%, 6.10%로 예상됐고 DSP는 각각 415원, 616원으로 추정됐다. 기업은행(5.88%), NH투자증권(5.77%), 하나금융지주(5.72%), 삼성카드(5.68%), BNK금융지주(5.67%), DGB금융지주(5.43%), 신한지주(5.01%) 등이다.

올해 삼성전자의 결산배당금 규모가 역대급인 만큼 결산배당금이 지급되면 이 자금이 다시 증시로 흘러들어올지 관심이 크다.

삼성전자의 경우 400% 넘게 늘어난 배당금을 증시에 다시 투입할 경우 ‘박스피’에 빠진 국내 증시에 큰 호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반도체 업황도 좋고 실적 기대치도 높은 만큼 코스피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탤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요즘과 같은 조정이 길어지는 장에서 배당주는 그만큼 주가가 안정적이고 이익을 꾸준히 낼 수 있는 주식이기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질 수 있다”면서 “배당금이 직접적으로 증시에 재투자될지는 알 수 없지만 업황이나 시장 상황에 따라 증시에 반영이 된다면 지수 상승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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