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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가·세금 급등에 "6월前 팔자"… 한달새 매물 10% 늘었다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4.06 19:33

수정 2021.04.06 19:33

도봉·중랑구 17%대 증가
거래량은 올초의 절반 수준
집값 대세 하락으로 이어질지
절세 노린 일시현상일지 주목
공시가·세금 급등에 "6월前 팔자"… 한달새 매물 10% 늘었다
서울지역 아파트 매물이 최근 한달 새 10% 이상 늘면서 급등한 공시가격의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서울지역의 아파트 거래량은 계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매물 증가는 이어질 전망이다. 이 같은 분위기가 부동산시장의 대세 가격하락으로 이어질지, 6월 보유세 강화 전에 절세매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시가 발표 이후 매물 10% 급증

6일 부동산시장과 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이달 서울지역의 아파트 매매물건은 4만7204건으로 전달 4만2570건보다 10.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서울지역 25개구 모두에서 일제히 매물이 증가했다.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도봉구로 1183건에서 1387건으로 17.2% 급증했다.
뒤를 이어 중랑구가 1041건에서 1219건으로 17% 증가했으며, 송파구는 2946건에서 3433건으로 16.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한 달간 매물이 큰 폭으로 증가한 데는 지난달 15일 공개된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여파가 큰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전국 평균 19.1% 급등하면서 세금부담이 늘어날 것을 우려한 다주택자들이 대거 매물을 내놓은 것 아니냐는 것이다. 지난 한 달간 서울에서 매물 증가세가 가장 높은 도봉구는 올해 공시가가 26.19% 상승하며 서울 평균(19.91%)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은혜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서울 내 공시가격이 9억원 이상인 아파트(40만6167가구) 비율은 서울 내 전체 공시대상 아파트(168만864가구)의 24.2%인 것으로 나타나 세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거래 급감에도 가격방어는 여전

그러나 서울지역의 거래량은 계속해서 감소하면서 매물쌓임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3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055건으로 하루 평균 약 66.3건으로 집계됐다. 올해 1월(185.6건)은 물론 2월(137.6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2·4 대책 이후 매수심리가 한풀 꺾인 것과 공동주택 공시가격 급등이 겹쳐지며 그동안 쉼없이 올랐던 부동산시장에 변곡점이 오는 것 아니냐는 전망들을 내놓고 있다.

다만 6월 보유세와 양도세 강화를 피하려는 절세매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는 분석들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서울 중개업소들은 "매물은 늘어났지만 호가는 오히려 높아졌고, 실거래가보다 낮은 매물은 찾기 힘든 상황으로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반응이 많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이은형 책임연구위원은 "올해 상반기 일부 절세매물이 증가한 영향도 있지만, 이제 부동산시장은 매매량 증감을 통해 파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 "과거에는 거래량과 시장의 가격이 대부분 비례하면서 시장을 파악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취득세가 높아지는 등 거래비용이 높아지면서 매매가 움츠러든 영향이 작용해 이런 공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책임연구위원은 "매매량은 줄어들지만 신고가는 지속되는 현상이 함께 나타나고 있는 것이 그 방증"이라면서 "아직까지 호가를 낮춘 급매물을 찾기 힘든 시장이기 때문에 하락을 예측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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