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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상' 입은 이낙연 지고...이재명 ‘1강 체제’ 굳힐까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4.08 06:56

수정 2021.04.08 09:48

여권 잠룡 대선구도 격변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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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미니 대선’이라 불리는 4·7 재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참패하면서 여권 잠룡들의 대선 구도가 격변할 전망이다. 선거 전 부상했던 ‘대선 경선 연기론’도 다시 수면 위로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내상이 가장 큰 대선 주자는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다. 문재인 정부 초대 총리를 지낸 뒤 지난달 초까지 당 대표를 맡아 당을 이끌었기에 이번 선거로 확인된 ‘정권심판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당 대표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상임선대위원장으로서 선거를 총지휘한 책임론도 부각된다. 올해 초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을 꺼내며 지지율 폭락을 겪은 데 이어 선거 참패로 반전의 발판마저 무너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위원장과 함께 친문(친문재인) 세력도 힘이 빠질 전망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선거 이후 문 대통령의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현상)이 가속화하는 것은 기정사실로 보인다”며 “문 대통령 지지율이 내려가면 친문을 주축으로 논의됐던 제3후보론 등도 힘을 받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분석했다. 제3후보로는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이 거론된다.

반면 이재명 경기지사의 ‘여권 1강’ 체제는 더 견고해질 전망이다. 시·도지사는 선거 운동에 나설 수 없다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책임론에서 자유로울뿐더러, 선거 기간 중 ‘원팀’을 강조하며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를 측면지원하는 등 책임론에 대한 ‘보험’까지 들어놓은 상태다. 비문(비문재인)계로서 현 정권 레임덕과도 무관하다. 1강 독주가 지속하면 이 지사로의 당내 권력 쏠림현상이 두드러질 수 있다.

대선 출마를 위한 사퇴 초읽기에 들어간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 지사 추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친문계보다는 당내 독자적인 정세균계(SK계)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되고, 총리직을 내려놓은 이후엔 레임덕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울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 지사와 경쟁하려면 3∼5%대의 낮은 지지율을 빠르게 끌어올릴 복안이 시급한 상태다.

오는 9월로 예정된 당 대선 후보 선출 일정도 흔들릴 수 있다. 당헌·당규상 대선 6개월 전까지 당 후보를 선출해야 하는데 당 전열을 재정비하기 위해선 9월에 당 후보를 선출하는 것은 무리라는 주장이다.
다만 앞서 경선 연기론이 제기됐을 때도 1위 주자인 이 지사 측의 강한 반대로 공론화가 불발된 바 있어 경선이 실제 연기될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이 나온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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