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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부동산 기조 고집하면 민심 회복은 헛일

진행중 가족이 재산범죄를 저질렀다면?

(~2021-04-16 23:59:00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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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보선 참패의 최대원인
공공 대신 시장주도로 가야

[fn사설] 부동산 기조 고집하면 민심 회복은 헛일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대표 직무대행과 지도부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4.7재보궐 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지도부가 전원 사퇴한다는 내용의 대국민 성명서를 발표 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사진=뉴시스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더불어민주당의 참패, 국민의힘의 압승으로 막을 내렸다. 오세훈 신임 서울시장, 박형준 신임 부산시장은 8일 업무를 시작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총사퇴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의 질책을 엄중히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국정 기조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민주당 참패의 원인을 딱 하나만 꼽으라면 두말할 나위 없이 부동산 실책이다. 주택 정책에 대한 불만은 나이, 성별을 가리지 않는다. 문 대통령은 올 1월 신년사에서 "주거 문제의 어려움으로 낙심이 큰 국민들께는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지난달 중순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땅투기 의혹과 관련해 "국민께 큰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한 마음"이라고 다시 사과했다. 민주당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은 보선을 일주일 앞두고 "정부·여당은 주거의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했고 정책을 세밀히 만들지 못했다. 무한책임을 느끼며,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떨궜다.

하지만 말뿐이다. 사과와 반성에 합당한 실천은 따르지 않았다. 오히려 당·정·청은 기존 정책 고수를 외쳤다.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1일 브리핑에서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선을 그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부동산관계장관 회의에서 "투기 수요 억제 등 부동산 정책의 큰 틀은 흔들림 없이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래선 민주당을 떠난 민심이 돌아오지 않는다. 우리는 부동산 정책 기조를 공공주도에서 시장주도로 전환할 것을 제안한다. 정부 개입을 최소화하고 되도록 시장 자율에 맡기라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의 특성상 관(官)의 일정한 간섭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지난 4년에 걸친 실험 결과를 보면 정부가 사사건건 개입할수록 부작용만 커진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나아가 우리는 중앙정부가 가진 권한을 지방자치단체에 대폭 이양할 것을 제안한다. 해마다 말썽을 부리는 공시가격 조정이 대표적이다. 왜 이걸 국토교통부가 틀어쥐고 온갖 욕을 다 먹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애당초 약 1400만호에 달하는 전국 공동주택 가격을 중앙정부가 일일이 매긴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민간 재건축 활성화를 약속했다.
역설적으로 4·7 보선 참패를 통해 정부·여당은 부동산 정책을 뜯어고칠 기회를 얻었다. 내년 3월 대선이 열린다. 민심을 어루만질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