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뉴욕 등 3개주 '삼성 모시기' 경쟁...이재용 '옥중 결재' 나서나

강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4.14 15:26

수정 2021.04.14 15:51

美현지 매체 “올 여름 현지에 3나노급 최신 공장 들어설 전망”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국정농단 관련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국정농단 관련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 해외투자인 170억 달러(약 19조원) 규모의 반도체 공장 투자계획을 늦어도 올 여름까지 확정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투자지로는 애리조나주 피닉스, 텍사스주 오스틴, 뉴욕주 버팔로가 치열한 경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를 최종 결정 지을 이재용 삼성전자의 부회장이 수감중이어서 자칫 옥중 결재를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일각에선 이 부회장이 오는 8월 15일 광복절 특사로 풀려날 것이라는 예상도 조심스레 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온라인 경제매체 아메리칸시티 비즈니스저널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빠르면 상반기 내, 늦어도 올 여름까지는 170억 달러(약 19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안을 확정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삼성은 미 반도체 공장에서 전자제품은 물론 항공, 국방 등에 사용되는 더욱 작은 반도체 칩을 만들 방침이다.

심성전자가 미국내에 반도체공장 설립에 착수하면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투자가 될 것이며 이는 약 1800여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삼성전자는 대만 TSMC보다 더욱 많은 미국 고객들을 확보하며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이런 전략은 미국내 반도체 생산을 늘리겠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결정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국내 46개 주에서 2만여명의 일자리를 책임지고 있다. 텍사스주 오스틴에 기반을 둔 반도체 공장에서만 3000여명을 고용하고 있다. 아직 뉴욕주와 애리조나주에 반도체공장을 세우지 않았지만, 뉴욕에는 삼성전자 지점을 두개 가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114억달러 정도를 기계와 설비에 투자하고 나머지 56억달러는 건설에 사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현지 공장 선정에 가장 주목하는 항목은 △인재 접근성 △기존 반도체 제조 생태계 △시장 진출 속도 △강력한 민관 파트너십 등이 꼽힌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한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 뉴스1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한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 뉴스1
외신들은 3개 지역이 각각의 강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뉴욕주에 공장을 설립하면 세금감면, 수도세, 전기 등 9억달러 수준의 비용절감을 할 수 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뉴욕주 버팔로시는 주 역사상 가장 큰 인센티브 패키지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력 비용이 세 후보지 중 가장 저렴하고, 이 지역을 연고로 하고 있는 찰스 슈머 민주당 상원의원이 전면에 나서 로비전을 벌이고 있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애리조나주도 유치전에 적극적이다. 주 정부는 양질의 일자리를 1개를 창출할 경우 3년 동안 최대 9000달러의 세금 공제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이 1800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경우 연간 1620만 달러(182억원)를 추가로 환급받는다. 삼성전자가 애리조나주에 4월말로 예정된 경매를 통해 부지를 구매하고 2023년부터 공장가동을 할 수 있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텍사스주에서는 이미 반도체공장이 있는 것은 물론 삼성전자가 지난해 공장 근처에 100만평 이상의 부지를 매입해 쉽게 공장을 지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텍사스주로부터 세금감면 조치를 포함해 약 약 10억달러의 인센티브 패키지를 제공받을 수 있다. 지난 1월 삼성전자가 오스틴시 당국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신규 투자로 연봉 6만6254달러(약 7500만원)를 받는 정규직 일자리가 1800개 창출되고 그에 따른 후속 경제효과만 89억 달러(약 10조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미국 회계법인 BDO USA의 한 전문가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공장 설립을 위한 지역을 고르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해당 지역의 노동인력을 이해하는 것"이라며 "건물, 부동산, 세금, 인센티브 등 다른 외적인 요인들은 핵심 노동인력을 섭외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라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 핵심 관계자들은 미 반도체 공장 설립 과정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임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텍사스 반도체공장 대외협력 관계자는 "아직까지 새로운 공장 설립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았으며 새로운 사업기회를 계속 알아보는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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