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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가볍고 경솔해!" 日 귀여운 방사성 물질 캐릭터 '결국 수정'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4.15 00:25

수정 2021.04.15 00:52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서 배출될 
방사성 물질, 삼중수소(트리튬) 캐릭터 제작 
日 여론 "민심에 역행" "사안 축소 의도" 비판 봇물 
日 정부 결국 "수정하겠다" 
일본 부흥청이 지난 13일 공개한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트리튬) 캐릭터. 일본 부흥청
일본 부흥청이 지난 13일 공개한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트리튬) 캐릭터. 일본 부흥청

【도쿄=조은효 특파원】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의 안전성을 강조하겠다며,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트리튬)를 귀엽고 친근한 이미지의 캐릭터로 만들어 정책 홍보물을 제작했다가 거센 비판에 휩싸였다. 피폭시 유전자 변형, 생식기능 저하 등을 야기할 수 있는 트리튬의 위험성을 지나치게 가볍게 표현한 것이다. 결국, 일본 부흥청이 해당 캐릭터를 공개한 지 하루 만인 14일 오후 해당 정책 홍보물 공개를 중단하고, 디자인을 수정하겠다고 발표했다.

부흥청은 "방사선이라는 주제는 전문성이 높아, 많은 사람들이 관심가져주기를 바랬다"며 트리튬 캐릭터를 만든 배경을 설명하며, "(일본)국민의 목소리를 토대로 디자인을 (다시)하겠다"고 밝혔다.

트리튬 캐릭터. 일본 부흥청
트리튬 캐릭터. 일본 부흥청

일본 정부는 트리튬 캐릭터에 '한가롭고 느릇하다'는 의미를 담아 '유루캬라'라는 이름까지 붙였다.

부흥청은 이 캐릭터가 등장하는 전단과 동영상에서 트리튬이 빗물, 바닷물, 수돗물이나 인체에도 존재한다면서, 체내에 들어가도 축적되지 않고 물과 함께 배출된다고 주장했다. 트리튬에 피폭될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것이다.

해당 캐릭터는 일본 정부가 일본의 대형 광고홍보회사인 덴쓰에 발주해 제작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시 불거질 풍평피해(잘못된 소문으로 인한 피해)대책을 세우면서 덴쓰에 3억7000만엔(약 37억8000만원)에 건넸으며 이 가운데 약 수백만엔(수천만원)이 캐릭터 제작에 사용됐다고 한다.

일본 내에서는 전날 캐릭터가 공개되자 "너무 가벼운 것 아니냐" "문제를 축소하려 하는 것" "후쿠시마현 민심에 역행하는 것" "자민당의 감각이 마비됐다" "이미지 조작" "여기에 돈을 썼냐"는 등의 비판이 쇄도했다. 자민당 내에서도 "너무 경솔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정책 홍보자료가 되레 일본 국민의 공분을 사면서, 오염수 문제에 관심을 환기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정부가 트리튬 캐릭터까지 만든 것은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불리는 정화장치를 여러 차례 돌린다고 해도, 트리튬은 걸러지지 않은 채 바다로 방류되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 중국, 일본 후쿠시마현 어민, 일본 환경단체 등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에 반발하는 가장 큰 이유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