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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구글 등 美에 맞서라...中 자율주행車 분투 가속화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4.15 12:39

수정 2021.04.15 13:12

샤오펑, 라이다 양산형 자율주행 첫 출시
화웨이·바이두·포니AI 등 줄줄이 출사표
샤오펑의 준중형 세단 P5. 바이두뉴스 캡쳐
샤오펑의 준중형 세단 P5. 바이두뉴스 캡쳐

【베이징=정지우 특파원】테슬라와 구글, 애플 등 미국 기업들에게 자국 내 자율주행 차량 시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중국 기업들의 분투가 가속화되고 있다. 테슬라 등이 이미 중국 전기차 소비자의 상당 부분 장악한 만큼 자율주행마저 내주면 미래형 자동차 시장 전체를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도 읽힌다.

자율주행 분야 진출은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업체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전자제품 기업부터 통신장비업체, 포털 검색 업체까지 영역을 뛰어넘고 있다. 때로는 동종 혹은 이종간 합종연횡으로 돌파구를 찾기도 한다.

■라이다 양산형 자율주행 첫 출시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국 매체 등에 따르면 테슬라의 중국 라이벌 중 한 곳인 전기차 업체 샤오펑(엑스펑)은 라이다 기술을 적용한 양산형 전기차 준중형 세단 P5를 출시했다.
P7에 이은 샤오펑 시리즈의 두 번째 세단이며 SUV(스포츠유틸리티차) G3을 포함해 세 번째 완성 차량이다.

신차는 레이저와 빛을 이용해 3차원 공간 정보를 인식하는 자율주행시스템 라이다가 설치된 것이 특징이다. 라이다 시스템은 구글, 루시드 등 미국 자율주행 업체들도 쓰지만 양산형 전기차에 대량으로 쓰는 것은 세계에서 샤오펑이 처음이다.

이는 테슬라 자율주행 기술과 명확히 구분되는 점이기도 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고가를 이유로 ‘바보들의 심부름’이라고 유독 폄하하고 있다.

P5는 고화질 카메라 센서 13개와 밀리파 레이더 5개, 초음파 센서 12개, 라이다 레이더 2개 등 모두 32개의 센서가 장착돼 있다. 이를 통해 전방 150m와 150도 시야각에서 보행자나 정지된 물체를 포함한 주변 감지가 가능하다.

샤오펑의 라이다 기술 혁신을 담당하는 우신저우 부사장은 “샤오펑은 세계 1위가 되는 것이 목표이며 단순히 중국에서 최고가 되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샤오펑은 지난달 주간 주행 테스트에서 100km주행마다 0.65회의 보조운전자가 개입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차선 변경과 추월 성공률은 6일 동안 86.05%~97.91%였다고 주장했다.

P5의 가격은 오는 19일 개막하는 상하이 모터쇼에서 공개된다. 다만 P7 가격인 22만9900위안(약 3930만원)보다는 낮을 것이라고 샤오펑은 미 CNBC 인터뷰에서 전했다. P5는 올해 3·4분기부터 중국과 노르웨이 구매자게 전달된다. 중국 내에서 테슬라 저가 모델과 가격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두 자율주행 시스템 아폴로가 장착된 차량. 텅쉰망 캡쳐.
바이두 자율주행 시스템 아폴로가 장착된 차량. 텅쉰망 캡쳐.

■화웨이·바이두·포니AI 등 줄줄이 출사표
미국의 제재 직격탄을 맞고 있는 화웨이도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에 착수했다. 화웨이는 생존전략 다양화를 찾고 있는 중이다. 화웨이는 중국의 전기차 제조업체 ‘베이징자동차 블루파크 뉴 에너지 테크놀로지’와 합작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이들 회사가 개발한 ‘아크폭스 알파S HBT’ 역시 상하이 모터쇼에서 처음 발표된다.

자율주행과 인공지능(AI)분야 중국 내 선두기업으로 꼽히는 바이두는 올해 초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완전한 무인 자율주행차 테스트에 들어갔다. 현재 캘리포니아주에서 보조 운전자가 탑승하는 자율주행차 테스트 회사는 58개에 달하지만 운전자 없는 시범 운행은 바이두를 합쳐서 6개사 밖에 없다.

바이두는 지난해 10월11일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베이징에서 개통했다. 이 회사의 자율주행 유인 시험구역은 700km에 달한다. 바이두는 올해 초 중국 3대 완성차 업체인 지리그룹과 자회사를 설립하고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전기차 생산과 판매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중국 스타트업 기업인 포니닷AI 또한 자율주행에 승부수를 던진 업체다. 미국 실리콘밸리, 중국 광저우·베이징·상하이에 연구개발센터를 설립하고 중미 여러 지역에서 자율주행 테스트를 하고 있다. 도요타, 현대, 이치자동차, 광치자동차 등과 합작 공장도 세웠다.

포니AI는 자체 개발한 센티미터급 위치추적 기술은 레이저레이더, 밀리파 레이더, 케메라, 위성 및 관성 항법 등 다중 센서 데이터를 융합하는 기술로 알려져 있다.
중국 드론회사 DJI는 자율주행 차량을 직접 만드는 대신 여기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 생산으로 시장 공략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중국 내 전문가들은 자국 업체들의 자율주행 진출로 테슬라나 애플과 경쟁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CMP는 “중국 신에너지차 시장 경쟁이 가열되면서 스타트업과 기술 대기업 수십 곳이 산업으로 몰리고 있다”면서 “2040년까지 중국 도로의 차량 중 45%가 전기로 구동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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