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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눈길 확 끄는 美 코인베이스의 나스닥 상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4.15 18:53

수정 2021.04.15 18:53

가상자산 분수령 평가
마음을 열고 시장 보길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14일(현지시간) 나스닥에 직상장했다. 뉴욕타임스 스퀘어에 코인베이스의 로고가 보인다. /사진=뉴스1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14일(현지시간) 나스닥에 직상장했다. 뉴욕타임스 스퀘어에 코인베이스의 로고가 보인다. /사진=뉴스1
미국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14일(현지시간) 나스닥에 직상장했다. 주가는 준거가 대비 31% 치솟은 328달러로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858억달러(약 96조원)를 찍었다. 단박에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보유한 인터콘티넨털익스체인지(ICE)의 시총을 넘어섰다. 코인베이스 지분 20%를 가진 창업자 브라이언 암스트롱(38)은 하루아침에 포브스 100대 부자에 이름을 올렸다.



코인베이스 직상장은 가상자산 역사에서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마침내 가상자산 관련 업체가 제도권 자본시장에 정식으로 이름(COIN)을 올린 사건이기 때문이다. 우리로 치면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가 코스닥에 상장한 격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코인베이스와 같은 가상자산 거래소가 나스닥에 상장한다는 건 꿈도 꾸지 못했다. 하지만 그 꿈이 빠른 속도로 현실이 됐다.

그뿐 아니다. 테슬라와 같은 혁신기업들은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달 "지금부터 비트코인으로 테슬라 차량을 구입할 수 있다"고 선언했다. 세계 최대 커피체인 스타벅스도 비트코인으로 커피값을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나가는 중이다. 시카코옵션거래소(CBOE)는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를 감독당국에 요청했다. 캐나다 토론토 증시에선 비트코인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ETF 거래를 시작했다.

시장의 활발한 움직임에 비해 주요국 중앙은행은 여전히 가상자산에 부정적이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14일 "가상자산은 투기를 위한 수단"이라며 "결제수단으로 활발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가상자산을 달러화보다는 금을 대체하는 투기적 자산으로 본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15일 "암호자산은 적정가격을 산정하기가 어렵고 가격의 변동성이 크다"며 "암호자산 투자가 과도해지면 금융안정 리스크가 커진다"고 우려했다. 반면 달러화 대체에 관심이 큰 중국 인민은행은 디지털화폐(CBDC) 계획을 착착 진행시키는 중이다.

가상자산이 장차 어느 방향으로 갈지는 미지수다. 신기루로 막을 내릴 수도 있고, 인류의 새로운 화폐로 자리잡을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좀 더 열린 자세로 가상자산 시장을 볼 필요가 있다. 지난 2009년 비트코인이 나온 지 12년 만에 코인베이스라는 가상자산 거래소가 나스닥에 직상장했다.
정부와 한은은 그 의미를 깊이 새겨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