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거치면서 계파 와해…세 대결 양상 없을 듯
TK 후보 없고, 정책위의장 분리 선출…'탈영남' 덜 할 수도
여성 중진 전무…나경원 이후 여성 원내대표 찾기 힘들어
새 원내대표는 여대야소의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180석에 가까운 거여(巨與)를 상대로 협상과 투쟁을 병행하면서 원활한 대여 협상력을 보여주는 게 관건이다. 임기 말로 접어든 문재인 정권을 견제하는 역할과 내년 대선 관리, 국민의당 통합 문제 등 굵직한 현안도 맡아야 한다.
그간 원내대표 경선은 친이 대 친박 혹은 친박 대 비박처럼 계파 대리전 양상을 보이면서 극심한 내부 투쟁으로 분당 직전의 국면으로 치닫기도 했지만, 현재 국민의힘 당 내부에선 계파 간 싸움이 사라진 지 오래다. 여당에서 강성 친문으로 분류되는 윤호중 민주당 의원이 새 원내대표로 당선돼 친문 세력의 건재함을 과시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탄핵 국면 이후로 국민의힘은 당은 물론 계파의 존재감도 크게 위축되면서 계파 대결보다는 이해관계에 따라 계파의 표가 쏠림 현상을 나타냈다. 대표적인 게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시절인 2018년 12월 원내대표 경선이다. 당시 계파 색채가 옅은 나경원 후보가 비박계 김학용 후보를 꺾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친박계 결집뿐만 아니라 탄핵 당시 탈당에 거부감을 가졌던 비박계 잔류파의 표심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나 후보가 친박계의 상징적인 인물이 아닌데도 친박계 지원을 받은 건 비박계의 득세를 견제하려 한 친박계의 위기의식의 발로였던 셈이다.
이번 경선에선 '탈(脫) 영남' 기류와 같은 지역색도 강하지 않을 전망이다. 보수 성향이 강한 영남권 지역에 당의 근간을 둔 국민의힘은 원내대표 경선 때마다 영남 대 비(非)영남 구도로 치러졌지만, 이번에는 다른 구도로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통상적으로 원내대표가 영남권일 경우 정책위의장은 수도권 혹은 충청권 인물을 물색하고, 원내대표가 비영남 출신인 경우 정책위의장은 영남권 출신으로 안배하는 경우가 많아 의원들이 지역을 고려해 표를 던지기도 했지만, 이번 경선은 예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란 관측이다.
국민의힘 전체 의원 중 영남권 비중이 과반 이상으로 선거 막판 유불리에 따져 결집을 할 수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초선 의원들의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소신 투표에 나설 가능성이 커 영남에서 특정 후보에 몰표를 주진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나경원 전 의원이 3년 전 보수 정당에선 최초로 여성 후보가 원내대표로 당선되는 파란을 일으켰지만,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선 여성 후보가 단 한 명도 출마하지 않아 여성 의원들의 표심이 큰 변수가 되지 못할 전망이다. 지난해 총선에서 국민의힘 소속 여성 중진의원들이 잇따라 낙선한 터라 현재 당내에서 김정재 의원(재선)이 여성 의원 중 가장 선수(選數)가 가장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당분간 국민의힘에서 여성 원내대표는 찾기 힘들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pjh@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