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19개 공공硏에 혈세 들였는데 올해 쓸만한 특허는 딱 1개 냈다

김영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4.20 19:34

수정 2021.04.20 19:34

특허 절반이 활용 못하는 '장롱특허'
19개 공공硏에 혈세 들였는데 올해 쓸만한 특허는 딱 1개 냈다
전국 19개 공공연구원이 올해 출원한 특허 400여건 중 과반수(57.8%)가 사실상 활용이 힘든 '장롱특허'로 드러났다. 기술이전 등 사업화가 가능한 우수특허는 단 1건에 불과해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공공연 특허에 대한 관리 및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허 과반수는 사업화 어려워

20일 대한변리사회에 따르면 지난 3월 15일부터 2주간 자체 특허등급평가시스템 '엑시스밸류'로 19개 공공연이 올해 출원한 특허 384건을 분석한 결과 222건(57.8%)이 '보통'에 해당하는 PA 5등급과 6등급을 받았다. 보통 등급은 지식재산(IP) 경쟁력이 평범한 수준으로 사업화를 위해선 지속적인 IP 확보 노력 등이 필요한 수준을 의미한다. 기술이전 등 활용이 힘들어 사실상 장롱특허인 셈이다. PA 2등급 이상의 '우수' 등급은 단 1건에 불과했다.


PA 등급은 특허의 유효성 보호 범위, 보호 강도, 기술 흐름 부합도 등에 대한 전문가 평가점수를 합산해 1~10등급으로 구분한 것이다. 등급이 낮을수록 우수한 특허로 평가받는다. PA 4등급 이상은 돼야 사업화 성공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다.

변리사회 관계자는 "미흡이나 취약 등의 낮은 등급의 특허는 나오지 않았고, 전반적으로 보통 이상의 수준을 보였지만 우수등급에 속하는 특허는 1건에 불과했다"면서 "최근 등록된 특허 중 낮은 등급의 특허가 나타나지 않은 점은 바람직하지만 우수등급에 속하는 특허들이 사업화나 기술이전의 성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특허품질 향상을 위한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관별 특허수준 양극화 심화

특히 일부 공공연은 PA 4등급 이상의 특허가 전혀 없는 등 기관별로 양극화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4.09), 한국전자통신연구원(4.19), 한국기계연구원(4.30) 등에서 출원한 특허들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PA 등급을 받았다. 보유특허 중 PA 4등급 이상을 받은 특허의 비중도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 72.7%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한국전자통신연구원(69.7%), 한국기계연구원(60%) 등의 순이었다.

반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보유특허 28건 중 4건(14.3%)만 PA 4등급 이상을 받았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10건 중 1건,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18건 중 1건에 불과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6건 가운데 PA 4등급 이상이 단 1건도 없었다. 지난달 한국지식재산연구원이 발표한 '기술이전·사업화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공공연의 기술이전 효율성은 1%대에 그쳤다.
R&D 투자는 많지만 결과물은 미미한 실정이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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