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단독] 특허 검색 무단도용 못한다…“UI도 지식재산권” 첫 판결

[파이낸셜뉴스]
[단독] 특허 검색 무단도용 못한다…“UI도 지식재산권” 첫 판결
법원이 특허정보서비스의 UI(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무단 도용한 업체에 대해 부정경쟁방지법을 적용해 사용금지 판단을 내렸다. 종전의 지식재산권이 프로그램, 알고리즘 등의 불법 도용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앞으로는 시각적 디자인인 'UI'도 개별 기업의 지적재산권으로 보호 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사진은 윕스와 워트인텔리전스 로고.


법원이 특허 검색 분야 1위 업체의 검색 서비스 UI(User Interface·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무단 도용한 후발 업체에 부정경쟁방지법을 적용해 사용 금지 판단을 내렸다. UI는 폰트, 색상, 레이아웃 등 시각적인 디자인을 뜻하는데, 애플 스마트폰의 '밀어서 잠금해제' 등이 대표적이다. 프로그램이나 알고리즘이 아닌 특허 검색 UI 분야에서 부정경쟁행위 금지 판결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심 판결 뒤집고 2심서 승소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5부(김형두 부장판사)는 특허 정보 검색서비스 업체 윕스가 후발 업체인 워트인텔리전스(서비스명 키워트)를 상대로 제기한 부정경쟁행위 금지 등 청구소송의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1심을 깨고 최근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특허정보 검색서비스 분야 1위 업체인 윕스는 후발업체로 빠르게 성장 중인 워트인텔리전스가 자사의 UI를 무단으로 차용했다며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카목’ 위반 혐의로 2018년 10월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법 조항은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사용해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부정경쟁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윕스는 당시 특허정보 검색 서비스 상에서 ‘공개문헌(최초 특허 신청문서)’과 ‘등록문헌(수정·변경 후 특허등록 된 문서)’ 의 청구항을 대비하면서 검색 키워드를 특정한 색으로 강조해 사용자들이 이를 직관적이고 편리하게 구분할 수 있게 최초로 제공했다.

1심은 “부정경쟁행위와 관련해 워트인텔리전스가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 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웝스의 성과물을 도용하거나 모방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웝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하지만 2심은 워트인텔리전스가 제공 중인 ‘공개·등록 문서’ 비교 서비스가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해당 서비스의 사용 금지를 명령했다.

■판결 가른 것은 UI 개발에 든 ‘시간과 비용’
2심이 1심 판단을 뒤집은 것은 해당 UI를 개발하기까지 회사가 들인 시간과 비용 등의 노력에 대해 (넓은 의미의) 지적재산권으로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2심은 “서비스 개발을 위한 윕스의 기획과정, 해당 서비스의 가치를 고려하면 해당 서비스는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의 ‘성과 등’ 해당한다”며 “공개 문헌과 등록 문헌을 비교하는 화면과 청구항 목록 등을 결합한 서비스는 윕스가 최초로 제공한 것으로 보이고, 워트인텔리전스가 윕스의 성과를 무단으로 도용해 사용했다”고 판단했다.

윕스 측을 대리한 황정훈 변호사(법무법인 율촌)는 “항소심에서 윕스가 해당 서비스 개발을 위해 투입한 시간과 비용(20여년간 26억원) 등을 입증하는데 주력했다”며 “피고 측은 이 서비스가 해외에도 있다고 주장했지만 윕스와 달랐고, 워트인텔리전스가 모방한 서비스는 윕스가 최초 개발했다”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판결은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를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해 무단으로 사용,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점을 확인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워트 측은 “문서를 비교할 때 화면을 좌우로 배치하여 비교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방법임에도 불구하고, 공개문헌과 등록문헌을 화면 양쪽에 나란히 배치하여 보여주는 서비스를 윕스의 독창적인 서비스라고 본 법원의 판단이 아쉽다"며 " 5개의 화면 중 1개의 화면에 대해서만 윕스의 주장이 인용되고, 4개의 화면에 대해서는 기각됐다"고 말했다.

워트인텔리전스는 2심 판단에 불복해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 2심 판결은 확정됐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