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이상직 “여러분도 당할 수 있다”..선처 호소 하랬더니 겁박?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4.22 08:34

수정 2021.04.22 09:27

“외제차 리스비용 대줬다..딸에게 안전한 차라 생각해”
이상직 무소속 의원이 지난 2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386회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 교육·사회·문화에 관한 대정부질문에 앞서 자신의 체포동의안에 대한 신상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이상직 무소속 의원이 지난 2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386회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 교육·사회·문화에 관한 대정부질문에 앞서 자신의 체포동의안에 대한 신상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이상직 무소속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이 의원은 “여러분도 당할 수 있다”는 협박 수준의 발언을 내뱉으며 호소했지만, 결국 동료 의원들은 이 의원 손을 잡아주지 않았다.

지난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 의원 체포동의안은 255명이 투표해 찬성 206표, 반대 38표, 기권 11표로 가결됐다.

눈총을 받은 건 이 의원이 표결에 앞서 한 신상발언이다.
선처를 호소할 기회였지만, 이 의원은 되레 동료 의원들을 압박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 의원은 “본 의원이 검찰로부터 당하는 참을 수 없는 치욕과 수모를 동료 의원 여러분 또한 언제라도 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도 거론했다. 그는 “검찰은 악의적인 선입견을 전제로 수사를 진행해 왔다”며 “체포동의안 부결을 통해 입법부의 권위와 자부심을 살려 검찰의 오만한 수사권 남용을 준엄히 질책하고 경종을 울려주기 바란다”고 핏대를 세웠다.

체포동의안 표결 전날 낸 입장문에도 의문 부호가 찍힌다. 딸에게 회삿돈으로 1억원이 넘는 포르쉐 자동차 리스비용을 댄 것을 인정하면서도 “교통사고에 대해 극심한 두려움을 가진 딸에게 안전한 차라고 추천받은 외제차를 할부로 리스해줬다”는 엉뚱한 해명을 내놨다.

이스타항공 설립자인 이 의원에게는 횡령과 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다. 국회 체포동의안이 가결됨에 따라 이 의원에 대한 구인영장 발부가 단행되고, 곧 영장실질심사 일정이 잡힐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5일 법원이 국회에 제출한 A4용지 39장 분량의 이 의원 체포동의안에 따르면, 이 의원은 2015년 3월부터 2019년 5월까지 이스타항공과 계열사 6곳을 실소유하면서 회삿돈 58억45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의원 측이 이 돈을 정치자금과 선거 기탁금, 딸의 고급 오피스텔 임차료 등에 투입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한준호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배임횡령의 진위 여부를 떠나 사회를 물의 일으키고 이스타 직원의 피눈물을 생각하면 가결은 당연한 결과”라고 선을 그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