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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 콘텐츠 한류위해 프로그램 사용료 손봐야

김아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4.22 18:00

수정 2021.04.22 18:17

[현장클릭] 콘텐츠 한류위해 프로그램 사용료 손봐야
방송인 유재석이 한 방송프로그램 'MSG워너비'의 멤버를 뽑는 오디션에 앞서 흰쌀밥, 김치, 김부각, 누룽지 등을 먹으며 대놓고 간접광고(PPL) 먹방을 선보였다. 함께 마신 사이다는 로고가 노골적으로 클로즈업 되며 광고효과를 톡톡히 봤다. 시청자들에게 PPL은 이제는 친숙하기 까지 하다. 제작진의 주머니 사정을 이미 시청자들은 알고 있다. 그리고 이해한다. 나아가 '어쩜, 저렇게 절묘하게 PPL을 연출했냐'며 찬사를 보내기도 한다.
이 상황이 너무 자연스러워진 것이다.

계속 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어떤일이 일어날까. PPL과 광고수입이라는 철저한 상업적 시스템이 적용되는 국내 콘텐츠 제작환경에서 '명작'은 탄생할 수 없을 것이다. 스토리나 맥락과 관계없이 이뤄지는 PPL에는 거부감이 들 수 밖에 없다. 몰입도도 떨어뜨린다. 눈물을 짜내려는 순간 기발한 PPL이 등장해서 빵터진 기억, 누구나 있을 것이다. 이게 개그 프로그램인지, 드라마인지, 광고인지 모를 지경이다. PPL은 결국 모든 콘텐츠의 광고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을 통한 원가구조 개선 없이는 고질적인 드라마 PPL 논란이 지속될 수 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2020년 방송산업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넷(IP)TV 3사의 경우 전체 채널수신료의 21.8%만을 프로그램 공급 대가로 프로그램 제공자에게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0%는 플랫폼사가 가져가고 정작 프로그램을 공급한 제공자는 20%의 몫을 가져가는 기형적인 구조다.

다행이 아직까지 운좋게도 우리나라 콘텐츠들은 해외에서 크게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런 문화 콘텐츠 한류를 지속가능하게 만들기 위해서도 플랫폼사들의 전향적인 프로그램 사용료의 인상이 필요하다. 불합리한 콘텐츠 가치 책정은 콘텐츠 사업자의 투자 위축, 콘텐츠 제작역량 저하, 결과적으로 K-콘텐츠의 질적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갈수록 국적 없는 경쟁이 이뤄지고 있는 콘텐츠 산업의 환경 속에서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와의 직접 경쟁을 위한 핵심 지식재산권(IP)과 일류 크리에이터 확보가 지속가능한 한류의 필수 요소가 되고 있다.
대규모 자본이 기획 단계부터 일찌감치 투자돼야 하는 콘텐츠 산업의 특성상 안정적인 제작비 회수 구조가 양질의 콘텐츠 생산의 전제조건이다.

콘텐츠의 질이 떨어지게 되면 플랫폼사 유료가입자 이탈로 인해 결국 유료방송산업의 경쟁력은 약화될 수 밖에 없다.
프로그램 사용료 현실화는 궁극적으로 플랫폼사와 콘텐츠사가 윈윈 하기 위한 길일 것이다.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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