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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반도체 부족, 하반기 심화 전망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4.25 08:29

수정 2021.04.25 08:29

[파이낸셜뉴스]
전세계 자동차 업계의 반도체 부족 사태가 하반기에도 해소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미주리주 웬츠빌의 제너럴모터스(GM) 조립공장 주차장에 주차돼 있는 중형 픽업트럭 완성차들. AP뉴시스
전세계 자동차 업계의 반도체 부족 사태가 하반기에도 해소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미주리주 웬츠빌의 제너럴모터스(GM) 조립공장 주차장에 주차돼 있는 중형 픽업트럭 완성차들. AP뉴시스

세계 2위 자동차 업체인 독일 폭스바겐이 2·4분기에는 1·4분기에 비해 생산을 더 줄이기로 했다. 전세계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 사태가 심화한데 따른 것이다.

폭스바겐 산하 스페인 자동차 브랜드 세아트의 웨인 그리피스 사장은 24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부품 공급업체들과 폭스바겐 그룹에서 2·4분기에 상당한 (부품 공급 부족이라는)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면서 "아마도 1·4분기때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세아트 사령탑에 앉은 그리피스는 현재 바르셀로나 외곽 마르토렐의 세아트 공장은 부품 부족으로 그야말로 '하루 벌어 하루 먹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어떤 브랜드 자동차를 생산할지를 반도체 부품을 받은 뒤에야 결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반도체 부족으로 인해 올 1·4분기 자동차 생산대수가 10만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 바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반도체 부족이 심화하고 있어 2·4분기에는 더 큰 폭의 생산감축이 불가피하다.

폭스바겐은 이전 생산 손실을 올 후반에 만회할 만큼 충분한 생산능력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라고 시인하기도 했다.

그리피스 사장은 반도체 부족이 현재 회사가 당면한 최대 위협이라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그룹 차원에서 4월 중순 슬로바키아 공장 부분 가동중단을 비롯해 여러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폭스바겐만 그런 것은 아니다. 이는 자동차 업체들 모두가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다.

반도체 부족 사태는 당초 올 하반기가 되면 완화돼 상반기까지의 생산 부족분을 만회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시간이 가면서 이는 그저 희망사항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뚜렷해지고 있다.

포드는 4월 중순 들어 북미지역과 유럽 공장 12곳을 폐쇄했다. 가동중단은 수개월간 이어진다. 또 재규어 랜드로버 브랜드를 생산하는 영국 공장 2곳은 지난주 가동이 중단됐다.

르노는 이달 중순 생산 계획을 짜는 것을 아예 중단했다. 공급망 불확실성이 너무 높아 생산전망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르노는 밝혔다.

벤츠를 만드는 독일 다임러 역시 생산 감축에 들어가 독일 지역 직원 1만8000여명의 조업 시간을 단축했다.

전세계 자동차 업체들이 반도체 부족으로 조업 감축에 나서면서 올들어 자동차 생산 감소폭만 벌써 수십만대에 이르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자동차 생산 감축으로 인해 업계가 올해 수십억달러 비용부담을 지게 됐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시작된 반도체 부족 사태는 미국 텍사스주 혹한과 일본 르네사스 반도체 공장 화재 등으로 상황이 악화됐다.


미국 등 각국이 다각도로 대책을 마련 중이지만 반도체 특성 상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워 한동안 어려움이 지속될 전망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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