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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공수처, 포렌식 장비 5월중 완전체..중요사건은 국과수 공조

유선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4.26 15:42

수정 2021.04.26 15:42

디지털 포렌식 장비 일부. 기사와 무관/사진=뉴스1
디지털 포렌식 장비 일부. 기사와 무관/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구매입찰을 통해 디지털 포렌식(포렌식) 장비를 5월까지 모두 들여온 뒤 본격적인 과학 수사에 착수한다. 다만 공수처로서는 포렌식 수사 경험이 전무한 만큼 대규모 사건이나 중요한 사건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과 공조 수사할 방침이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공수처가 출범한 지 5개월이나 지난 시점에서 포렌식 장비를 조급하게 들여온 것은 과학 수사 준비가 시간상 덜 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6일 파이낸셜뉴스 취재 결과 공수처는 내달 전까지 포렌식 장비들을 공수처 사무실에 들여올 계획이다.

이후에도 공수처는 과학 수사 과정에서 필요한 포렌식 장비가 생길 때마다 구매 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다. 포렌식 장비 예산은 총 10억원 내외로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 포렌식은 범죄를 밝혀내기 위한 수사에 쓰이는 모든 정보의 복구와 암호 해독을 비롯해 수사와 관련한 과학적 수단과 방법·기술 등을 통칭하는 개념이다. 주로 현장이나 사무실에서 수사진은 디지털 포렌식 장비로 컴퓨터·핸드폰·USB 등 압수물에 대한 이미징(복제) 작업을 하게 된다. 포렌식 증거 확보 방식은 컴퓨터 포렌식·모바일 포렌식·데이터베이스 포렌식 등이 있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 6일 조달청 나라장터에 '디지털포렌식 장비 도입 및 분석시스템 구축'을 위한 구매입찰 긴급 공고를 냈다. 사업금액은 4억2400여만원이다.

공수처는 제안서에서 디지털 증거의 압수·분석을 위한 시스템 및 분석 환경을 구축해 효과적이고 체계적인 디지털 수사지원 환경과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공고를 낸 바 있다.

공수처는 지난달 25일에는 1억600여만원의 모바일 포렌식 장비 구매를 위한 입찰 공고를 내기도 했다. 공수처는 두 차례에 걸쳐 포렌식 장비를 들여온 것이다.

공수처는 내달 말까지 포렌식 장비를 들여온 뒤 6월부터 포렌식 수사에 정식으로 나설 예정이다. 현재 공수처에 파견된 포렌식 전문 검찰 수사관은 2명이다. 아직 공수처에는 포렌식 전문 수사관이 없어서 최근 검찰로부터 수사관들을 파견받은 상태다.

향후 공수처는 대부분의 포렌식 수사를 사무실이나 현장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공수처가 과학 수사 준비를 미흡하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출범 전에 준비한 것이 아닌 5개월이 지난 상황에서 조급하게 장비를 샀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자체 전문 인력도 없는 데다 국과수 등에 주요 사건을 의지할 정도로 기술력이나 인력 면에서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대검찰청 과학수사부 출신 한 변호사는 "과학 수사는 단기간에 성과를 이루는 게 아니라 체계적으로 사전에 준비해야 하는 것"이라며 "공수처가 부랴부랴 파견 인력을 받고 장비들을 구매하지만 사전 준비가 덜 돼 시행착오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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