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출판

코로나 이후 국내OTT, 글로벌 시청자와 접점 대폭 확대

조용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4.26 16:52

수정 2021.04.26 16:52

2020 한류백서 표지 /사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2020 한류백서 표지 /사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이후 한류에는 어떠한 변화와 성장이 있었으며, 포스트코로나 시대 한류는 어떠한 준비를 해야 하는가.

그 응답의 일환으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은 한류 종합정보서적 ‘2020 한류백서’를 발간했다. 이번 백서에서는 ‘코로나19 타임라인 2020’ 특집을 통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2020년 1월부터 12월까지 한류와 관련한 국내외 주요 사건과 대응을 일목요연하게 다뤘다.

무엇보다 팬데믹 상황에 대한 확대해석이나 과소평가를 지양하면서, 6대 문화콘텐츠와 뷰티·음식·패션 등 4대 소비재·서비스 산업의 현황과 이슈, 수출 경로, 향후 전망을 살폈다.

한국 방송영상 콘텐츠는 OTT를 통해 글로벌 시청자와의 접점을 크게 확대했다. ‘사이코지만 괜찮아’(tvN/19위·43개 국가·146일), ‘스타트업’(tvN/32위·28개 국가·124일), ‘더 킹’(SBS/36위·28개 국가·124일), ‘청춘기록’(tvN/48위·26개 국가·79일)이 넷플릭스의 전 세계 TV 쇼 순위에서 한 분기 가까이 사랑받았으며, ‘스위트홈’은 2020년 말 전 세계 8개국 넷플릭스에서 1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OTT를 통한 완성작(프로그램) 수출이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가운데 포맷 중심의 IP 판매도 확대됐다.


아시아에서 재확인된 한국 콘텐츠의 인기는 아시아를 넘어설 수 있다는 기대와 동시에 수출 실적 측면에서 ‘하락에서 상승’의 반전을 확인케 했다.

한국 방송 프로그램 수출은 일본과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에서 큰 폭으로 확대됐으며, 미주 지역으로의 수출액 증가도 눈에 띄었다. 방송 한류의 범위가 ‘방송’의 경계를 넘어서는 상황에서 넷플릭스를 통한 한국 드라마 열풍을 확인할 통계집계 시스템의 부재는 관련 수출 통계에 관한 제도적 장치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2018년과 2019년에 걸쳐 축소됐던 한국 영화의 해외 수출은 다시금 상승세로 돌아섰다. 2020년 한국 영화 수출 편수는 총 975편으로 2019년 대비 401편 늘었다. 이는 완성작 수출(5416만 달러·603억 원, 64.7%)이 서비스 수출(2945만 달러·328억 원, 35.2%)을 역전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코로나19로 신작 개봉 일정이 지연되고, 이렇다 할 해외 세일즈 작품이 없는 상황에서, 일부 작품의 ‘글로벌 OTT 선회’에 ‘부가 시장(현지 극장·VOD 등) 배급에 따른 추가 수익’이 더해져 완성작 수출 확대가 이뤄졌다.

국가별 수출액과 비중은 대만(709달러·88억 원, 14.6%), 일본(약 42억 원, 7.0%)이 1, 2위를 유지했으며, 중국(245만 달러·27억 원, 4.5%)이 미국(99만 달러·11억 원)을 제치고 3위에 올랐다. 경색된 한중 관계로 인해 중국 현지 극장에서 한국 영화를 볼 수는 없지만, 리메이크 판권 판매*와 같은 부가 시장 판권은 선전했다.

코로나19가 지속되는 가운데 수출 규모와 편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나, 글로벌 OTT와 영화제, 필름마켓 등 다양한 변수가 동시에 고려된다는 점에서 팬데믹 상황을 부정적으로만 해석하기는 어렵다. 영화 부문 역시 보다 다양한 경로, 특히 OTT 수출 실적을 확인할 수 있는 통계 모델을 고안함으로써 향후 추이를 관찰할 필요가 있다.

대형 케이팝 기획사와 다수 음악 시상식의 온텍트(On-tact) 공연이 언텍트(Un-tact) 시대의 전형을 제시한 가운데 음악 저작권 징수 관련 논란, BLM(Black Lives Matter) 운동과 기후변화 등 글로벌 이슈에 적극 나서는 케이팝 스타들의 소식도 눈에 띄었다.

음악 산업 수출액 비중은 일본(65.1%), 중국(19.8%), 동남아시아(12.3%), 북미(1.3%), 유럽(1.2%) 순으로 나타났다. 북미 수출액은 ‘빌보드 HOT 100’ 차트에서 두 개의 1위 곡을 배출하며 또 다른 역사를 쓴 방탄소년단의 성공에 힘입어 30.8% 상승(2018년 대비)했으며, 연평균 증감률이 84.3%(2016∼2018)에 이를 만큼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한편 케이팝이 지역 음악을 넘어 글로벌 대중음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인도, 북중미 흑인 역사·문화와 관련한 ‘문화 도용’ 논란이 빈번하게 제기됐다. 이는 한국 음악의 확장성에 따른 일종의 ‘과도기적 성장통’으로, 문화 도용의 여부는 향후 타 문화양식 차용 시 꼼꼼히 따져보고 짚어봐야 할 대목으로 강조됐다.

대표적인 ‘홈 엔터테인먼트’인 게임은 팬데믹 상황에서 크게 번성했지만, 그 양상이 단순하지만은 않다. 모바일게임과 콘솔게임 중심의 게임 제작·배급업은 두 자릿수 성장을 보일 전망이나, PC방과 아케이드 게임장 등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 업소들은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예견했다.

세계 게임시장에서 한국 게임 순위는 미국, 중국, 일본, 영국에 이어 5위로 한 계단 하락했지만, 점유율(‘18년 6.3% → ’19년 6.2%)에는 거의 변동이 없었다.

주요 국가별 수출 비중을 살펴보면, 중화권(40.6%) 수출 비중은 2019년을 기준으로 전년 대비 9.7%p 늘었으며, 동남아(11.2%), 일본(10.3%), 대만(9.8%), 북미(9.1%) 등이 뒤를 이었다.

전통적으로 강했던 PC게임, 모바일게임에 이어 한국 콘솔게임의 입지가 성공적으로 안착한 가운데 게임 타이틀을 구입하거나 다운로드 하지 않아도 인터넷 접속만으로 고품질 게임이 가능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의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e스포츠와 크리에이터 콘텐츠 이용의 중심축이 트위치, 유튜브 게이밍과 같은 게임 동영상 전문 서비스로 이동하면서 ‘하는 게임’을 넘어 ‘보는 게임’ 문화가 더욱 확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대면·온라인 콘텐츠 이용 관습에 최적화된 서비스로 손꼽히는 웹툰은 일본(30.3%), 중국(홍콩 포함, 23.9%), 북미(13.7%) 순으로 수출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자국 웹툰 시장이 성장하면서 한국 작품 수입이 점차 줄어드는 중국 상황과 라인웹툰, 레진코믹스, 태피툰 등 플랫폼을 통한 북미 수출 증가세가 반영된 결과다.


웹툰은 애니메이션, 영화, 게임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 지식재산(콘텐츠 IP)로 확장되는 영향력을 지녔다는 점에서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웹툰 산업의 지속 발전을 위해서는 타 국가의 우수 콘텐츠를 흡수해 국내 웹툰 플랫폼에 정착시키려는 노력이 요구되며, 저작권 인식 개선 역시 중요 과제로 제시됐다.


국내를 포함한 해외 일부 국가에서 두드러지는 저작권 개념의 빈곤은 창작자, 에이전시, 기획사 및 제작사의 해외 진출을 가로막는 장벽이라는 점에서 국가 차원의 대응 가이드라인 마련, 불법 유통 차단을 위한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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